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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조씨가 분산예치 지휘”/또 비자금 파문 박의원 폭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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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조씨가 분산예치 지휘”/또 비자금 파문 박의원 폭로 내용

입력
199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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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1월말에 시은임원들 소집/「차명」확보지시… 2월1일 입금금융권 인사의 익명제보와 차명계좌 실제 예금주의 증언을 통해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의 실체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노태우전대통령 퇴임직전인 93년 1월말까지 4천억원 비자금은 상업은행 효자동 지점에 예치돼 있었다. 같은해 1월말께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원조씨가 몇몇 시중은행 영업담당상무들을 소집, 차명계좌 확보를 지시했고 이는 다시 일선지점장들에게 극비리에 하달됐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에 예치돼있던 4천억원은 93년 2월1일 1백억원짜리 수표 40장으로 인출, 당일 즉시 동화은행, 신한은행등 각 시중은행의 40개 계좌에 일제히 분산예치됐다. 신한은행에는 총 6백억원이 배당됐고 이중 서소문지점에만 3백억원이 예치됐다. 3백억원중 1백억원은 당시 서소문지점장 이우근(현 본점 융자지원담당이사)씨 동서명의로, 1백억원은 같은지점 차장 이화구(현 역촌동출장소장)씨 처남명의로, 나머지 1백억원은 본의원이 제시하는 증거물로 신한은행 예금계좌번호 302―38―001672이다.

이 계좌 잔고조회표는 95년 10월17일 발행됐고 예금주는 「우일양행 하범수」로 돼있다. 하씨는 내가 잘알고 지내던 후배의 부친으로 자신의 계좌에 1백억원이란 거액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불과 수일전 알았으나 고민에 싸여있다. 왜냐하면 내년 1월1일부터 실시되는 금융자산 종합과세제도로 인해 약 7억원이란 돈이 과세되는데 막상 세금을 낼 현금이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신한은행 타지점및 동화은행등 다른 시중은행에도 93년 2월1일자로 1백억원씩 40개계좌로 나뉘어 입금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 통장을 역추적하면 쉽게 확인할 수있다. 은행관계자들을 통해 확인해 본 바로는 지금 현재도 4천억원은 시중은행에 분산돼 고스란히 예치된 상태다.

◎박계동 의원 일문일답/“지점장이 하씨에 출처·규모 귀띔 지난번 「4천억설」과 맞아 떨어져”

민주당의 박계동 의원은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노태우 전대통령의 4천억원 비자금설을 폭로하며 주장의 근거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요지.

―이 사실을 어떻게 알게됐나.

『며칠전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성고총동문회에서 1년후배인 하종욱(43)씨가 「부친명의(하범수)로 된 1백억원대의 차명계좌가 있는데 세금처리문제로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하씨는 이때 93년 1월말께 부친이 경영하는 우일양행의 주거래인행인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1백억원의 차명계좌개설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1백억원이 노씨 비자금 일부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차명계좌개설 당시 지점장이던 이모씨가 하씨에게 문제의 돈은 노씨가 퇴임에 앞서 차명계좌를 통해 분산시키려는 4천억원 비자금중 일부이며 특히 서소문지점에 할당된 돈이 3백억원이라고까지 말했을 정도다. 시기가 최근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4천억원비자금발언등과 연관시켜볼 때 확실하다』

―하씨가 박의원에게 얘기하게된 구체적 동기는.

『그는 내년 1월1일부터 실시되는 금융자산 종합과세제도로 인해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돈때문에 자칫하면 7억원의 세금을 물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나에게 국세청 또는 청와대에 얘기해 자기 부친과 문제의 돈과는 아무 관련도 없으니 세금이 안나오게 조치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씨가 그돈을 사용한 적이 있는가.

『하씨는 돈이 예금된 통장은 물론 도장도 없다. 단지 차명계좌개설 부탁을 받은뒤 부친의 주민등록등본을 건네주며 명의만 빌려주었을 뿐이다』

―증거로 제시한 잔고조회표에 대해 설명해달라.

『93년2월1일 차명계좌를 만들 당시 1백억원의 예금주는 「우일양행 하범수」로 돼있었으나 실명제실시이후 은행측이 하씨측과의 소유권다툼을 우려한듯 지난해 10월께 예금주를 「(주)우일양행」으로 바꿨다. 28억여원은 그동안 이자로 생긴 돈이다』

―신한은행의 많은 지점중 유독 서소문지점에 3백억원이나 들어간 이유는.

『서소문지점은 삼성과 거래하는 탓에 예금잔고가 3천억원이 넘는등 타지점보다 수신고가 많아 돈을 숨기기에 유리하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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