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따기·풀뽑기 등 도농연결 가족단위 레저 확산도시사람은 시골생활을 체험하고 시골사람은 일손을 더는「품앗이」기행이 활기를 띤다. 봄에는 차잎따기 산나물뜯기 딸기따기, 여름에는 벌치기 풀뽑기, 가을에는 포도 사과 감 잣 밤따기, 겨울에는 귤따기는 물론이고 사철 내용이 달라지는 버섯따기등 철에 따라 다양한 품앗이 기행이 마련되어 땀흘리면서 즐기자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품앗이기행을 주로 기획하는 곳은 민족생활연구소, 두레생태기행, 한살림, 부천 YMCA 생활협동사업부 같은 환경친화적인 단체들. 최근들어서 밤따기나 메뚜기잡기같은 행사는 일반 레저단체도 기획에 뛰어들었다.
품앗이기행이 찾아가는 지역은 우리나라의 평범한 농촌이다. 마을에 도착하면 현지 주민들로부터 작업방법부터 듣는다. 점심은 도시락을 싸가기도 하고 현지주민들이 된장국과 현미밥 나물반찬으로 차려주기도 한다. 일이 끝나면 주민과 대화시간도 갖고 편을 갈라 배구대회도 한다. 귀로에 현지의 농·임산물을 싼값에 사올수도 있다.
부천 YMCA 생활협동사업부(032―325―3100)는 29일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로 감따기 기행을 떠나는데 감을 직접 깎아주면 현지주민들이 두달뒤 곶감으로 말려서 준다. 그렇게 사는 곶감 시세는 한접(1백개)에 2만원. 소매시세의 3분의 1정도가격이다. 농민들은 농민들대로 감깎는 일이 줄어드는 데다가 산지가격보다 많이 받는 편이어서 이득이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도시와 농촌이 이웃이 된다는데 있다.
품앗이기행은 자녀들에게 농촌체험을 하게 해준다는 이유로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또 인기도 좋다. 한달에 한번꼴로 회원들을 대상으로 품앗이행사를 여는 한살림(573―0614)은 불참자가 생기면 넣어달라는 대기자가 늘어설 정도이다.
이달초 메뚜기잡기에 참가했던 곽금숙(34·주부·서울 도봉구 방학4동 우성아파트)씨는 『돌아오는 길에 농민들이 넣어준 선물보따리를 펴보니 쌀 고구마 밤 오이 애호박이 정갈스레 들어있어 고향 어머니를 뵙고 온듯해 눈물이 핑돌았다. 이런 행사는 고향이 없는 도시민들에게 고향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품앗이 기행은 생태기행이기도 하다. 물한리의 감따기 기행을 기획한 류창희(32·환경생태연구실 연구원)씨는 『농촌이 살기가 어려우니 무분별한 개발바람에 휩싸인다. 농촌의 생태를 그대로 보존하고도 잘 살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지역을 대상으로 버섯기행 산나물기행같은 행사를 계속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서화숙 기자>서화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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