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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참사 내일로 1년/“안전부재” 아직도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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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참사 내일로 1년/“안전부재” 아직도 곳곳에

입력
199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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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가시기전 가스폭발 등 사고 잇달아/교량 일제점검·대대적 하자보수 계기돼지난해 10월21일 32명의 희생자를 낸 성수대교참사가 난지 1년이 됐다.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결국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격이 됐지만 다른 14개 한강교량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계기가 됐다.

안전점검결과 한남대교는 상판을 받치는 I자형 빔의 가운데 부분이 녹슬어 구멍이 뚫려 있을 정도였으며, 천호대교는 강북측 상판이 토압에 밀려 PC빔과 붙어 위험한 상태였다. 충격을 완화하는 교좌장치는 대부분의 한강교량에서 비정상상태로 드러나 안전행정과 안전의식이 얼마나 한심했었는가를 일깨워주었다.

서울시는 성수대교 붕괴직후 한강교량에대한 일제 안전점검에서 무려 1천1백14건의 하자와 일상점검에서 2천7백41건등 모두 3천8백59건의 하자를 밝혀냈다. 이후 다리보수를 위해 한강다리가 잇달아 통제되는 가운데 지난 2월3일부터 5월말까지는 차량10부제가 실시돼 시민들은 장기간 교통불편을 감내해야했다. 서울시는 안전점검이후 추가확인된 3천8백59건의 하자중 87.2%를 보수완료했고 올해말까지 모두 보수할 계획이다.

특히 영동·천호·원효·구 양화대교는 98년부터 2000년까지 현재 DB18(차량하중 32톤)인 2등급 교량에서 DB24(차량하중 43톤)의 1등급교량으로 강화하고 마포·한남·잠실대교는 6차선에서 8∼10차선으로 확장하며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보강할 계획이다.

고가차도 육교 지하차도등 많은 사람이 다니는 8백89개 시설물에대한 점검도 실시돼 4백53곳의 보수·보강대상중 현재 3백99곳의 보수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난지 두달이 채 못된 지난해 12월7일 아현동 가스폭발사고가 터졌고, 올들어서는 지난4월 대구 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 6월 삼풍백화점참사로 엄청난 희생자를 내 이 사회의 총체적인 안전부재현상을 드러냈다. 또 현재 운행중인 1기지하철에 이어 건설중인 2기지하철공사장 곳곳에서 천장균열등 부실시공이 발견되는등 성수대교참사 1년이 된 지금도 곳곳에 인재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임종명 기자>

◎복구는 어떻게 하나/상판교체·교각보강 내년말 완공… 양쪽 2차선 신설도

성수대교 복구를 추진중인 서울시는 시민공청회등의 절차를 거쳐 올 1월 기존 4차선 교량을 복구하고 바로 양옆에 2차선씩의 확장교량을 놓기로 결정,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총공사비 6백70억원이 소요될 기존 4차선교량 복구공사는 지난4월 현대건설에 낙찰돼 같은달 25일 착공, 현재 상판 트러스 5개를 모두 철거하는등 거의 다리를 다시 놓는 방식으로 현재 16.3%의 공정이 진척됐다.

당초 서울시는 교량복구에 2백20억원의 공사비를 예정, 붕괴 1년2개월여가 되는 올 연말께 완공, 조기개통시킬 예정이었으나 공사과정에서 이상 응력, 트러스 변형등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공사기간을 연장했다.

서울시와 현대건설측은 내년 3월까지 플레이트거드등 부실부분 철거공사를 마친뒤 트러스설치등 교량가설작업에 들어가 왕복 4차선도로는 내년 12월께 완공할 계획이다. 시는 총공사비 9백62억원이 소요될 다리양측 2차선씩의 확장교량공사는 기본·실시설계용역이 나오는대로 내년 10월께 착공, 2000년 12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정진황 기자>

◎희생자 배지현양 유족/무너진 가슴 아물줄 모르고 아직도 눈에 아른거려… 일도 안잡혀

『지현아, 어두운 땅 속이 춥지는 않니…』

지난해 10월21일 멀쩡한 다리가 폭격을 맞은 듯 뚝 잘려버린 성수대교 붕괴사고. 꽃다운 무학여중고생 9명등 32명의 유족들에게 지난 1년은 마음의 상처가 더욱 도진 시련의 시간이었다.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참사등 잇단 대형사고는 자식과 부모의 참변이 안전불감증의 이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희생이 되기를 바랐던 유족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십이지장궤양출혈로 수술을 받은 아버지를 간병하느라 늦게까지 잠을 못잤다가 다음날 통학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시내버스를 탔다 참변을 당한 배지현(당시 무학여고1)양. 18일 하오 사고 1년을 앞두고 경기 양평군 양서면 노량진교회 교인묘지 딸의 묘를 찾은 가족들은 지현이의 체온을 느끼려는듯 봉분에 손을 얹고 일어설 줄을 몰랐다.

딸을 잃은 뒤 아버지 배용수(46)씨는 집을 옮겼다. 금방이라도 지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아 견딜 수 없었다. 수서동에서 하던 통닭집도 그만두었다. 가게일에 바쁜 부모 대신 집안일을 도맡던 지현이가 눈에 아른거려서였다.

그러나 이사를 하고 가게문을 닫는다고 해서 가족의 슬픔이 가실까. 어머니 이명자(43)씨는 몇년째 앓던 신부전증이 급격히 악화돼 지난 1년동안 2번이나 입원했다. 신장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오빠 태현(19·재수생)군의 지갑 속에는 지현이가 여전히 미소짓고 있다. 살아있었다면 3일후에 17번째 생일을 맞을 여동생. 오빠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강아지풀로 반지를 엮어 동생의 비석 앞에 놓아주는 것 뿐이다.<양평=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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