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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위한 야합” “당연한 참정권” 양론/연예계서 보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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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위한 야합” “당연한 참정권” 양론/연예계서 보는 입장

입력
1995.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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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예정자­“연기자이전 참정권 지닌 국민/정치통한 사회봉사 보장돼야”/연예인 동료­“정당 홍보활동에 이용 부정적/TV 출연금지는 생존권 위협”정계진출을 선언한 연예인들은 자신들의 정치입문이 「참정권 차원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다른 방송·연예인들은 대체로 방관하거나 연예계를 위해 다소 부정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서울 구로 갑에서 출마할 계획인 탤런트 정한용씨는 『연기자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인 한 연기자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출마하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 을에 출마 예정인 가수 겸 방송인 서유석씨도 『대중문화 예술인이 정치인이 돼 사회에 봉사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다만 기존 연예인 출신 정치인들이 대부분 전국구로 나온 것은 문제가 있다. 지역구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정계에 입문하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국방송프로듀서 연합회(회장 이규환)는 이 문제를 놓고 두 가지 여론조사를 했다. 하나는 PD를 대상으로, 다른 하나는 일반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일반연예인 56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합회 조사에 의하면 동료의 정계 입문을 보는 연예인들의 시각은 다소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예인들은 조사에서 연예인의 정계 진출에 대해 「다소 바람직 하다」(37.5%)와 「그저 그렇다」(35.7%)고 응답했다. 그러나 연예인 출신 정치인들의 활동에 대해선 「매우 잘했다」는 응답이 전혀 없는 것을 비롯해 「그저 그렇다」(55.4%) 「다소 못했다」(19.6%)등 상당히 인색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정치권이 연예인을 영입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당의 홍보에 활용하기 위해서」(56.4%)와 「당선 가능성이 높아서」(28.6%)라는 응답이 「당사자의 능력」(1.8%)이나 「전문직 영입 케이스」(8.9%) 보다 훨씬 많아 연예인의 정치 입문 배경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탤런트 여운계씨도 『실력과 소신이 있는 연예인이 정계에 입문해 활발히 활동하는 것은 물론 찬성한다. 그러나 이 찬성에 대한 전제는 이들이 정치 활동을 하면서 다른 직업 출신인 보다 더욱 뚜렷한 활동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차라리 안 하는 것만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송경철(한국 TV방송 연기자협회 회장직무대행)씨도 『참정권 행사는 당연한 일이지만 선배 탤런트들이 정치인이 돼 정당의 홍보활동에만 머무를 바에야 그냥 연기자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하지만 연예인이기 때문에 선거전 상당기간 TV 출연을 금지당한다는 것은 명백한 생존권 침해라고 본다. 이같은 경우 다른 출마 예정자도 자신의 직업을 일정기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사들도 「선거전 90일부터 연예인의 TV 출연 금지」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많다. 강대영 KBS 심의실장은 『공정선거도 중요하지만 대중문화 발전이나 방송사의 편성권도 중요하다. 또한 연예인들의 출연 금지로 인한 시청자들의 문화향유권 침해도 고려됐어야 했다』고 말했다.<김관명 기자>

◎PD대상 여론조사 결과/연예인 정계진출 부정적 60%/기진출자 정치활동 불만 68%

방송·연예 현장에서 근무하는 프로듀서들은 방송·연예인의 정계진출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프로듀서 연합회(회장 이규환)가 지난달 26∼29일 방송사의 서울지역 프로듀서 2백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0.1%의 응답자가 방송·연예인의 정계진출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9%만이 「바람직하다」고 대답했으며 15.1%는 「그저 그렇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치권이 왜 방송·연예인을 영입하려 하느냐』는 질문에는 57.4%가 「당의 홍보에 활용하기 위해서」, 39.9%가 「당선 가능성이 높아서」라고 대답해 대부분의 PD들이 방송·연예인들이 정치권에 이용당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반면 「당사자의 능력때문에 연예인을 원한다」거나 「전문직 직업인을 영입하는 케이스」등 긍정적인 해석은 0.3%에 불과했다.

관심이 기울여지는 부분은 지금까지 정치 일선에 있었던 방송·연예인이 다시 정치에 나서면 어떨까 하는 부문이다. 연예인출신 정치인의 활동에 대해서는 43.6%가 「매우 못했다」, 24.5%가 「다소 못했다」고 대답하는 등 불만을 나타냈으며 「잘했다」는 평가는 0.6%에 그쳤다.

『방송·연예인이 출마할 경우 어떤 기준으로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54.4%가 「정책과 정견」을 꼽았고, 21.8%가 「후보의 평소생활 및 방송활동에 대한 평가」를 들었다. 「소속 정당」이라고 한 답은 14.4%였다.<권오현 기자>

◎방송위 출연규제 입장/TV출연 타후보와 형평 어긋/총선 사전선거운동 시비 “쐐기”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가 15일 「방송심의규정」을 개정하면서까지 공직선거 입후보예정자의 방송출연을 규제하기로 한 것은 TV출연으로 인한 사전선거운동 시비가 내년 총선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일부에서 제시한 자율규제나 최소규제 대신 90일 동안 광고및 모든 방송프로그램 출연을 금지하는 강제규제를 택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방송위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지난 92년 14대총선때 이순재 당시 서울 중랑갑구 민자당후보 가 MBC인기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출연하면서 선거의 형평성시비가 거세게 일자 방송위가 MBC측에 「여론을 감안, 신중하게 대처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는 선에서 그쳤던 것과 대조를 보인다.

당시의 미온적인 태도로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방송위로서는 이번에만은 그냥 수수방관할 수 없는 입장이기도 했다.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지난 9월말 구성된 방송위 법규특별위원회 권성 위원장은 『선거운동에서 TV가 갖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후보간 TV매체활용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선거의 형평성이 크게 저해될 것이다.

또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방송·연예인들의 숫자가 전례없이 많아짐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금권, 관권선거 시비못지 않게 TV출연을 통한 사전선거운동 시비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배경설명을 했다.

토론과정에서 이러한 견해에 대해 「출연규제 대상자의 직업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방송사의 자율편성을 제한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는 반대의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출연금지 기간을 1백80일과 90일, 선거기간 전 한 달등 세가지 안 중에서 90일로 확정지은 것은 이러한 반대의견을 고려, 규제의 수위를 낮춘 것이라고 볼 수 있다.<김동선 기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김종운 회사원/“자질보다는 인기영합 우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정계진출을 막을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얼굴이 많이 알려진 연예인들이 이를 이용해 정치적 지지를 얻으려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인기를 정치적 프리미엄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다. 정치인으로서의 자질보다 연예인으로서의 인기와 지명도가 정치적 지지를 받아내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대중적인 인기보다 능력과 소신에 따라 지지자를 결정하는 국민들의 인식과 풍토가 연예인의 정계진출 논란 이전에 정착돼야 한다.

◎차민희 학원강사/“정치는 엘리트특권 아니다”

정치는 엘리트집단의 것이 아니다. 직업이나 소속등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것이다. 연예인도 하나의 직능집단에 소속된 자연인이므로 정계에 뛰어드는 것은 자유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정치진출을 막는 것은 일종의 정치탄압이라고 생각한다.

정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연예인이 정치인으로서 자격을 갖추었는가 여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지금까지 정치활동을 해 왔던 연예인들도 자질을 갖추지 않았다면 지지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남창현 연세대학교 대학원졸/“대중인기 정당 이용은 곤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대중매체를 통해 얻은 인기를 특정정당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상업적 매체의 발달로 인해 지도력보다 대중적인 「매력」이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강조되고 있다. 단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정당은 인기인 영입에 혈안이 돼 있다. 정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볼거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정계에 진출한 연예인이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묻고싶다. 대중적 인기가 정치적 지도력은 아니다.

◎이병규 하나은행 전주사무소 근무/“유권자들 선별능력 성숙”

민주국가에서 연예인이라는 특정집단의 정치참여 자체를 금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연예인 중에도 국민들에게 존경받을 만한 지도력을 갖춘 인재가 상당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정치적 자질이 없는 연예인이 영상매체의 인기에만 편승해 당선될 것을 우려하지만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출마자의 정치적 능력을 가려낼 수 있을만큼 충분히 성숙돼있다고 생각한다.

단, 국회의원 출마를 결정한 연예인들의 방송활동 금지기간을 90일에서 1백20일로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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