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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분단책임있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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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분단책임있다(사설)

입력
1995.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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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촌산)일본총리가 강압적으로 조인된 한일합방조약이 형식적으로는 적법하다고 망언한 데 이어 고노(하야)외무장관의 「한반도 분단에 직접적 책임이 없다」는 궤변에는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리어 6·25전쟁등 50년간 우리 민족이 말할 수 없는 희생과 고통을 겪어 왔고 아직도 시련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식민강점 때문임은 온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인데 책임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1945년 종전과 함께 한반도의 분단은 미국이 일본군 무장해제의 편의를 위해 북위 38도선 분할안을 제기, 소련의 동의를 얻어 이뤄진 것이다. 원래 전쟁기간동안 미·영·소·중등 강대국간에 한반도의 분할 또는 점령문제에 대한 논의나 합의는 없었다. 다만 43년 카이로회담서 「적당한 시기에」(IN DUE COURSE) 독립시키기로 한데 이어 45년 얄타회담서 소련의 대일참전을 유도하면서 루스벨트대통령이 한국을 독립시키기전 20∼30여년간 민주주의 훈련을 위한 연합국의 신탁통치문제가 제기됐을 뿐이었다. 결국 원폭투하에 이어 소련이 뒤늦게 참전하고 일본이 항복하게 되자 군사적으로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미국은 무장해제등의 편의를 위해 소련과 38도선 분할관리를 단행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이 38도선의 획정이나 분할 점령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역사적 사건에는 반드시 원인과 책임이 있게 마련이다. 선을 긋고 분할 점령한 것은 미·소 양국이지만 분단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전적으로 일본인 것이다. 일본이 1910년 무력으로 보호조약을 체결, 강점하지 않았다면 미·소가 한반도를 분할했을 리가 없다. 이것은 단순한 역사의 가정이 아니다. 일본이 강점한후 전쟁을 위한 인적물적자원을 착취 동원하는 기지로 삼았기에 강대국이 진출하게 된 것 아닌가.

우리가 일본에 분단의 근본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새삼 배상을 바라는게 아니라 적어도 과거 만행에 대한 반성하는 자세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반성·참회하는 뜻에서 통일노력에 기여하기는 커녕 겉으로는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내세우면서도 틈만 보이면 한국보다 앞선 북한과의 접촉 기도등 남북한 카드활용으로 오히려 이간을 촉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우리를 분노케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제 저들 국왕과 총리 등의 마음에도 없는 입술언저리의 사과를 일축하고 민족자존을 바로 잡는 자세로 일본을 직시해야 한다. 정확한 역사적 사실규명과 함께 일제 만행과 분단배경을 낱낱이 담은 침략 역사 백서를 작성, 유엔등에 널리 배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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