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3월 27일의 14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는 민자 1백49, 민주 97, 국민당 31, 신정당 1, 무소속 31석이었다. 이제 마지막 정기국회를 맞고 있는 14대국회의 현재 의석분포는 그때와 비교해 너무나 딴판으로 변했다. 민자 1백67, 국민회의 53, 민주 42, 자민련 24, 신민 1, 무소속 4명이다. ◆총선때 바람을 일으켰던 정주영씨의 국민당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대신 선거당시에는 듣도 보도 못한 국민회의와 자민련이라는 새정당이 불거져 나왔다. 당시 여소야대가 지금은 반대로 뒤바뀌고 2개였던 야당이 3개로 늘어나 있다. 의원들 자신은 대부분 그대로인데 의석판도는 전혀 딴 세상처럼 바뀌어 버린 것이다. 마치 그동안 총선이라도 한번 거친 것 같다. ◆총선은 치르지 않았지만 그 이상으로 태풍을 몰고왔던 지난 6·27지방선거 결과와 그 이전에 있었던 집권 여당의 핵분열 때문임은 물론이다. 그로 인한 이합집산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얼마전에는 민자당을 떠났던 중진의원이 복귀했고 그저께는 민자당의 중진이 자민련으로 옮겨갔다. 이런 현상은 15대총선을 앞두고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정치무상에 인생무상까지 느끼게 한다. 어제의 적이 오늘에는 친구가 되고 어제의 동지가 어느새 원수가 되어 있는 모습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이상한 현상이 당연하고 정상인양 인식되고 있는게 우리의 정치풍토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자주 오가는 것일까. 말로는 그럴싸하게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걸 그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책이나 이념이나 국민적 관심사나 국가 이익 때문에 떠나고 들어 오는게 아니다. 오로지 의원직 유지에 급급한, 개인적인 목전의 이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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