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흑인상점 임시휴업·영가 합창/유대인들 백악관주변 항의시위도「1백만 흑인남성 대행진」 공식행사는 16일 상오 5시(한국시간 하오 6시) 워싱턴 DC에 있는 의사당앞 광장에서 새벽기도로 시작됐다. 이어 상오 11시30분부터 하오 4시까지 계속된 대행진 본행사에는 과격파 흑인지도자 루이스 패러칸과 제시 잭슨 목사, 민권운동가 로자 팍스, 흑인 문학가인 마야 안젤루, 흑인 하원의원 도널드 페인 등이 연설자로 등장했다.
○…이에 앞서 대행진을 몇시간 앞둔 15일밤(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컨벤션센터에 모여든 1만여명의 집회자들은 흑인영가를 부르고 행사 기념품을 구입하는 등 밤새 축제분위기를 연출했다.
한쪽에서 흑인 합창단들이 찬송가를 부르는 동안 상인들은 「백만명중의 하나」라는 문구가 새겨진 T셔츠와 머리핀, 범퍼 스티커 및 카세트등을 팔며 비행기나 버스 또는 철도편으로 도착하는 흑인 동료들을 기다렸다.
○…흑인대행진 주최측은 일요일인 15일 집회가 시작될 워싱턴의 대잔디광장에 대형 TV 스크린과 확성기를 설치하는 등 대회준비에 부산한 모습이었다.
특히 흑인지도자 중 온건주의자로 알려진 제시 잭슨 목사도 TV에 출연, 대회참여 의사를 직접 발표해 주최측을 고무시켰다. 시내 일원에 상점을 갖고 있는 대다수의 흑인들도 이번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임시휴업을 단행했다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패러칸목사의 인종주의적 언동은 미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행진 주최측이 대회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주변에서는 유대인 그룹이 패러칸의 발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자들은 패러칸의 『흡혈귀』발언이 인종차별적일 뿐 아니라 흑인 폭동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격렬히 비난했다. 백악관측도 패러칸의 발언을 『편협하고도 적의에 찬 반유대주의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이날 텍사스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흑백인종 사이에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며 『인종차별문제를 극복하기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또 『우리사회에 흑백분열을 부추기는 세력이 있으나 이같은 행위는 중단돼야한다』고 행사 지도자 루이스 패러칸을 간접 비난한 뒤『법이 지배하는 하나의 미국을 만들자』고 당부했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