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씀이 헤프고 현금선호증 잘알려져/잦은 범죄표적 작년 「러」 서만 2백건한국여행객들은 외국범죄자의 「봉」인가. 14일 발생한 모스크바 크렘린궁앞 현대전자 연수단 인질사건은 러시아 치안부재에 따른 돌발사건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인들의 외국여행행태에 대한 많은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날 사건이 한국인 여행객을 처음부터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러시아인 사이에 한국인들의 헤픈 돈씀씀이와 현금선호증이 알려지면서 항상 범죄의 표적이 돼 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크렘린궁앞 붉은광장에 몰려있는 잡상인들은 한국인 하면 부자라는 인상을 갖고 있으며 싹쓸이 쇼핑이나 최근 부쩍 늘어난 섹스관광으로 한국여행객들은 곧 노다지라고 생각한다. 범인은 이날 이 일대의 상인들로부터 한국인 관광단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등의 대도시에서 한국인을 노린 범죄는 2백여건으로 추산되고 있다. 돈이나 금품을 노린 강·절도가 대부분이었으나 이중에는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범죄조직에 의한 강력사건도 적지않다. 지난해 6월에는 모스크바 모상사주재원이 아파트주변에서 산책도중 얼굴을 둔기에 맞아 중상을 입고 금품을 빼앗겼으며 최근에는 한 여행객이 러시아 여자에게 속아 여행경비 수천달러와 카메라등 귀중품을 몽땅 털려 한인사회에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러시아뿐만이 아니다. 지난4월 중국 베이징(북경)의 한 호텔에 투숙중이던 석종현(34)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난해 2월 인도에서는 배낭여행중이던 이영재(28·충남대 무역학과)씨가 인도인 청년 2명이 건네준 주스를 먹고 의식을 잃은뒤 실종됐다. 지난5월 태국 방콕의 한 호텔에서는 모회사 연수사원 94명의 여권이 무더기 도난당했다.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고있는데도 현지치안상태나 범죄대처요령에 대한 정부의 안전대책이 전무한 것도 지적돼야 할 문제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객 당사자들의 의식있는 소비습관이라는 것이 이번 사건이 준 교훈이랄 수 있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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