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 야만성에 메스/자유가 숨쉬는 사회 희구「역사는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의 투쟁이며 플라톤과 유토피아, 헤겔과 마르크스는 열린 사회의 적이다」
오스트리아의 사회철학자 칼 라이문트 포퍼(1902∼1994)는 2차대전중 나치를 피해 뉴질랜드에 머무는 동안 집필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에서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등에 대한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포퍼는 비판적 합리주의를 창시한 현대철학의 거인. 자유주의사상과 대비되는 전체주의의 야만성을 비판한 「열린 사회…」에서 그는 플라톤을 인류 최초의 위대한 전체주의자로, 헤겔 마르크스 모두 전체주의 사상가로 규정한다. 그에 의하면 「열린 사회」는 전체주의에 대립되는 개인주의사회이며 급진적 개혁보다 점진적 개혁이 시도되는 사회이다. 그 사회는 비판과 논의에 의해 오류를 교정할 수 있고 또 내가 틀리고 당신이 옳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통용되는 사회이다. 그 사회에서 독재체제는 용인되지 않는다.
이런 「열린 사회」를 파괴하는 사상체계가 바로 적이다. 포퍼는 전체주의 유토피아주의 역사주의를 「열린 사회의 적」으로 규정하고,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헤겔등이 마르크스와 연결되는 「역사주의」계보를 형성했으며 이들의 사상이야말로 「전체주의의 미신」이라고 말한다.
그의 마르크스에 대한 논의는 뛰어난 분석과 비판이라고 칭찬받았으나 정신빠진 보수주의자의 넋두리라는 비난도 제기됐다. 그러나 포퍼는 서문에서 『그들을 헐뜯고자 함이 아니다』라며 『위대한 인물에 맹종하는 습관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일관된 자유주의사상은 영보수당에 큰 영향을 주었고 80년대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정부의 이론적 기초가 되었다.
포퍼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법학자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빈에서 대학을 마쳤다. 1945년 영국으로 귀화, 69년 퇴임때까지 런던대에서 과학방법론을 강의했으며 「역사주의의 빈곤」 「탐구와 논리」등의 저서를 남겼다. 「열린 사회…」는 82년 이한구(성균관대) 이명현(서울대)교수에 의해 민음사에서 번역·소개됐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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