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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상품/최성자 생활부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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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상품/최성자 생활부장(메아리)

입력
1995.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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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세기 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옛 사진이 신문 방송에 보도된다. 민속박물관에선 사진과 함께 유물 전시회가 열린다. 초가집, 우물가 풍경, 상투와 두루마기, 절구와 떡메 등 모두가 낯설다. 이미 우리가 잃은 것들이다.가만히 보면 사람도 많이 달라졌다. 머리 모양과 옷을 비롯해서 얼굴과 행동거지가 다르다.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생각이다. 모든 것을 판단하는 가치 기준이 확실히 옛과 다르다.

그러한 사정은 다른 많은 나라들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구미문화에 압도되지 않은 지역은 없는 듯하다. 생활양식에서 사고방식까지 달라져서 마치 지구촌이 하나의 문화로 통합된 것처럼 보인다.

그와 함께 구미문화에 터를 둔 상품들이 세계각지로 쏟아져 들어 갔다. 책과 영화를 비롯한 갖가지 문화상품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 사회도 많은 변화를 겪은 까닭에 여러분야에서 수천년 문화전통이 갑자기 사라졌다.

지금은 나라마다 경제 경쟁이 치열하다.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팔기 위해 애를 쓴다. 세계에서 유행하는 최상의 문화상품은 대개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것이다. 이젠 일급문화가 상품이 되어 물 흐르듯 여러나라로 흘러들어 간다.

우리는 참으로 뒤늦게 문화상품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래서 전통문화에서 고유 주제를 찾아서 실용성을 조화시키려고 노력했지만 아직 성과가 없다.

만화영화와 학용품 그리고 놀이 도구에 가득한 외래문화가 어린 학생들의 꿈을 사로잡아도 어쩔 수 없다. 옷과 장신구 또 생활용품에 밀려든 외국상품에 미련을 갖는 주부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우리 문화 상품을 보여주지 못한 과거의 잘못이 엄청난 외화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와 한국일보사는 16일 하오 2시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문화상품의 세계화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앞으로 주력 수출품에 문화상품이 들어갈 수있을 것인지, 또한 서울을 상징하는 문화상품이 만들어질 수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민선시장이 주재하는 서울시의 의지와 추진력을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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