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모택동주의 화석”중 하남성 남가촌/60년대 인민공사 아직 고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모택동주의 화석”중 하남성 남가촌/60년대 인민공사 아직 고수

입력
1995.10.15 00:00
0 0

◎생산수단 공유·집단분배 실시 최후의 마을/뇌봉학습·인민재판 당시체제로 생활무장50년대말부터 70년대까지 중국의 농촌사회를 지배하던 인민공사제도는 78년 집권한 덩샤오핑(등소평)이 개혁 ·개방을 본격 추진하면서 철폐되기 시작, 이제는 역사의 유물이 되었다. 그러나 허난(하남)성 탑하시 림영현 남가촌만은 현재도 생산수단의 공유, 평등분배, 공공식당과 탁아소제도같은 집단경제체제를 거의 완벽하게 견지하며 중국내에서 유일한 인민공사로 남아있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마치 마오쩌둥(모택동)시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마을 입구엔 모의 백옥대리석 조각상이 있고 초록색군복을 입은 민병 두명이 이 조각상을 호위하듯 보초를 서고있다. 또 매일 스피커를 통해서 60년대 당시 유행하고있던 「동방홍」「사회주의는 좋다」등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모가 사회주의의 전형적 인물로 내세웠던 레이펑(뇌봉)의 조각상이 그를 본받자는 구호와 함께 곳곳에 즐비하다.

이 마을도 81년 농촌의 토지도급제가 전국적으로 실시되면서 일시적으로 토지, 기업은 농민들이 도급 맡았고 농기계등도 분배했으며 행정구역도 향·촌으로 개편했다. 그러나 세금이 체납되고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촌민들은 토지도급제는 우리의 현실과 맞지 않으니 개인도급권을 회수하고 생산수단 ·생활물자 공유를 통한 집체 도급제를 실시하자고 결의했다.

이 마을은 행정체제와 소유제 뿐만아니라 사상적으로도 과거의 것을 고수하고 있다. 촌민들을 공산주의 사상으로 무장시키기 위해 모가 제창한 학습반을 운용하는가 하면, 과오를 범한 사람은 학습으로 개조하고 인민재판도 실시한다.

이밖에도 촌민들이 받은 선물, 수수료는 모두 촌재정으로 들어가고 촌에는 「좋은일, 좋은 사람」을 기록하는 장부도 있다.

이 마을에는 「성급호」라는 독특한 주민관리제도가 실시되고 있다. 각 가정을 1성호부터 10성호로 분류, 최고 등급인 10성호가족은 이 마을의 모든 혜택을 향유케하며, 9성호가족은 밀가루 5백에 0.18위안(한화 18원 상당)만 내면되는 특혜를 누린다. 8성호가족은 이밖에 석탄 연료가스값을 따로 내야하고 7성호가정은 전기를 쓰지 못하며 5성호가정은 촌민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 매달 한차례씩 인민재판 방식으로 성급호를 정하는데 이 마을 촌민중 10성호는 25%이고 9성호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대의 조류와는 담을 쌓고 있는 이 마을은 그러나 중국의 발전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농공업 총 생산액이 1백10배 성장한 것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