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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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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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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문제가 된 것은 무너질 위험성이 있지 않은가 하는 의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도를 신뢰할 수 없는 규격미달의 철근을 쓰고 바닷모래를 사용하고 지반다지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 비난과 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되는 바람에 전면적인 안전진단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서둘러야 할 일은 무너질 위험은 없다는 최소한의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구조부터 안전진단을 하는 일이다. 삼풍참사 때 아파트 안전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이래 벌써 몇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피부에 와닿을 만한 아무런 결과가 없다. ◆5개 신도시등 신축아파트 입주자들은 구조적인 안전진단에 이렇다 할 진척이 없어 걱정들을 하고 있는데 정부와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엉뚱하게도 비내력벽을 철거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요란하게 시비를 벌이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중앙정부와 시도, 시도와 일선 구청이 따로 놀아 그나마 통일된 기준도 없이 단속부터 서두르고 있는 것은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스스로 할 일은 뒷전으로 미루어 놓고 국민을 상대로 단속하는 일부터 서두르는 속셈을 알 수 없다. 정부가 해야 할 구조진단은 힘드는 일이고 『시정하라』 『안하면 처벌한다』고 공문서를 시달하고 단속에 나서는 것은 쉬운 일이다.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은 요란하고 생색도 나는 일이다. ◆민선단체장들도 겉은 그럴듯하게 많이 달라진듯 싶지만 하는 일은 해묵은 관료주의 그대로다. 착실하게 안전진단을 먼저 하고 그 결과를 알리면서 불법구조변경을 시정하라고 한다면 굳이 단속하고 처벌할 일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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