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핵운동 40년 “인류 지키기”○노벨 평화상 영 로트블라트/「맨해튼 계획」 탈퇴뒤 「퍼그워시」 주도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인물인 조세프 로트블라트(87) 영국 런던대 명예교수는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가 선정 이유에서 밝혔듯이 핵무기 폐기와 세계평화를 위해 평생을 바쳐온 반핵과학자이다.
그는 당초 세계 최초의 원폭개발계획인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물리학자였으나 자신의 손으로 만드는 원폭이 가져올 엄청한 재앙을 우려, 45년 프로젝트에서 탈퇴하면서 반핵주의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탈퇴의 대가로 64년까지 미국입국이 금지됐다.
그의 반핵성향은 일본의 히로시마(광도)와 나가사키(장기)에 원폭이 투하된 45년을 기점으로 「행동하는 반핵양심」으로 변했으며 이후 50년간 핵개발 반대와 핵무기 축소·폐기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로트블라트는 특히 「러셀―아인슈타인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여, 원폭투하 10년만에 인류 최초의 반핵선언문을 내놓았다.
그는 반핵활동의 기반을 넓히기 위해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반핵운동단체 「퍼그워시회의」를 57년에 결성,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으며 88년부터 지금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반핵 캠페인외에도 일반인들에게 핵의 위험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72년 「평화를 위한 의문을 가진 과학자: 퍼그워시회의의 역사」를 저술했으며 인류복지를 위해 핵물리학을 약학과 생물학 분야에 응용한 각종 저서를 펴냈다.
로트블라트는 92년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폴란드와 독일로부터 「메리트 훈위」를 받았다.
그는 산책중 수상 소식을 듣고 『최근 수년동안 노벨 평화상이 저명한 정치인에게 돌아갔기 때문에 학자인 내가 수상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다른 과학자들도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폴란드 태생인 그는 바르샤바대학을 졸업한 뒤 1939년 영국으로 건너가 리버풀대학과 런던대학에서 물리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최근까지도 런던의 세인트 바톨로뮤병원에서 방사능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조재우 기자>조재우>
◎노벨평화상 「퍼그워시 회의」/“핵공포서 해방” 앞장 과학자모임
올해 노벨평화상의 영광을 안은 퍼그워시 회의(PUGWASH)는 한마디로 핵전쟁 위험에서 인류를 지키기 위한 과학자들의 모임이다.
이 단체의 연원은 인류에 처음으로 핵의 위험성을 일깨워준 「러셀―아인슈타인선언」이 발표된 55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이 45년 일본의 히로시마(광도)와 나가사키(장기)에 원폭을 투하한지 10년째를 맞아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과 원폭을 개발한 장본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핵무기로 인한 인류멸망 가능성을 경고하며 강대국들에 핵개발 중단을 촉구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2년뒤인 57년7월 캐나다의 노바스코샤주 퍼그워시마을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소련등 10개국의 과학자 22명이 모여 결성한 모임이 바로 퍼그워시회의이다. 당시 참가자들은 대부분 핵분야와 관련된 과학자들이었다. 자신들이 직·간접적으로 개발과정에 간여한 핵무기가 인류를 위협하는 현실에 대한 깊은 책임감이 이들이 모임을 결성하게된 주요 동기였다. 이렇게 시작된 퍼그워시 회의는 이후 핵무기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이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퍼그워시 회의는 매년 한 두차례 열리며 특히 62년의 제 10회 회의에서는 핵실험국가들이 핵실험 과정을 기록하는 블랙박스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제안해 주목받았다.
퍼그워시 회의활동은 냉전에 따른 군비경쟁이 격화되던 70, 80년대에 한때 침체기를 맞기도 했으나 냉전와해이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퍼그워시 회의 과학자들은 히로시마 원폭투하 50주년을 맞는 올해 7월말 히로시마에서 회의를 갖고 「핵없는 세계를 만들자」는 캠페인을 전개, 핵무기에 대한 인류의 경각심을 일깨워왔다. 또 지난주 스웨덴에서 개최된 회의에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대해 핵무기 선제사용을 포기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65개국에서 수천명의 회원을 두고 있으며 세계 각지의 단체및 개인들의 출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퍼그워시는 최근들어 핵문제와 함께 환경과 에너지문제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이상원 기자>이상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