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삼성 군침이어 LG도 눈독/기아가 시달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삼성 군침이어 LG도 눈독/기아가 시달린다

입력
1995.10.14 00:00
0 0

◎현대는 견제차원 주식 매집/경영진 “자체지분 52%·내년 흑자전환 등 경영호전”/정부 힘빌려 강제 M&A땐 정치·경제적 파장 클듯기아는 동네북인가.

기아자동차가 삼성 LG등 대그룹의 인수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구본무 LG그룹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항간의 기아자동차 M&A(인수·합병)설에 대해 『LG가 기아를 짝사랑하고 있다』며 『기아가 마음이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는 LG가 기아를 인수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동안 증권가와 재계에서는 LG의 기아인수설 및 LG와 기아의 전략적 제휴설등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지난 2월 취임때 공격경영을 표방한 구회장은 실제로 자동차산업진출을 적극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같은 사실을 실토한 것이다.

삼성그룹도 기아자동차를 무척 탐내고 있다. 삼성은 승용차사업진출 방안의 하나로 기아자동차인수를 적극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은 결국 신규진출로 선회, 정부당국으로부터 공장건설허가를 따냈지만 전문인력 확보와 부품업체 육성등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삼성은 아직도 기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자동차업계의 맏형격인 현대그룹도 기아주식매집에 나섰다. 현대는 지난 6월 계열사인 현대증권과 현대해상 및 정세영 회장과 특수관계인 한국생명을 통해 기아자동차 주식을 1% 사들였다. 기아관계자는 『삼성과 LG는 기아 인수를 직접 추진하는 반면 현대는 이들 두 그룹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주식을 매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과 LG의 「입질」에 현대가 「견제구」를 던진 격이다.

문제는 기아가 과연 경영권방어장치를 갖고 있느냐다. 또 M&A의 명분이 되고 있는 경영상태악화를 과연 치유할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기아경영진은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단지 오너가 없다는 이유로 오너체제의 재벌들이 터무니없는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발끈하고 있다.

기아의 경영권방어장치는 만만치 않다. 우리사주조합 및 경영발전위원회(11.0%), 미국의 포드와 일본 마쓰다등 해외제휴선(23.2%), 협력회사(7.2%), 증안기금(5.9%)등 기아측 지분이 총 52.6%에 달한다. 해외제휴선이 갖고 있는 지분이 M&A의 주타깃이 될 것 같지만 이것 또한 녹록하지 않다. 기아는 해외제휴선의 자본참여를 허용할 당시 ▲향후 주식을 매각하려 할 때는 1차로 기아에 팔고 ▲기아가 인수능력이 없을 경우 기아가 지정하는 업체에 매각한다고 약정해 놓았다.

경영상태도 호전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6백97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1백만평규모의 아산만공장 건설과 크레도스등 신차개발에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크레도스가 7천6백24대나 팔려 경쟁차종인 대우의 프린스를 앞질렀다. 내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게 기아측의 설명이다.

구회장의 말대로 기아가 마음을 주지 않는 한 삼성 LG의 기아인수는 「영원한 짝사랑」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들 재벌그룹들이 정부당국의 힘을 빌려 정책적으로 「강제 결혼」을 시도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엄청난 정치·경제적 파문을 감수해야 한다.<박정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