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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도 실력… 여성계는 준비를(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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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도 실력… 여성계는 준비를(장명수 칼럼)

입력
1995.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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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계는 요즘 잔칫집 분위기다. 세계화추진위원회가 11일 발표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10대 추진과제」, 김영삼 대통령이 12일 전국여성대회 축사에서 밝힌 여성발전기본법 제정 약속등으로 그동안의 요구사항들이 대부분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진다면, 1990년대 후반은 여성의 사회진출 붐으로 그 어느때보다 활기찬 5년이 될 것이다.세추위가 발표한 10대추진 과제는 ▲여성발전 기본법(가칭) 제정 ▲여성의 공직참여비율 제고목표 설정 ▲공기업 신규채용에 여성 가산점제 도입 ▲모성보호 비용의 사회분담 ▲방과후 아동 지도제 도입 ▲학교급식의 전면 확대 ▲민간참여를 통한 보육시설 확대 ▲여성인력 양성계획 확충등으로 여성의 취업을 직접·간접으로 촉진시킬수 있는 방안을 망라하고 있다. 이 과제들은 내년 상반기중 관계법령을 마련하여 시행할 예정인데, 특히 5, 7급 공무원시험과 공기업 신규채용에서 여성 가산점 제도가 시작되면 여성정책의 전환이 피부로 느껴질 것이다.

5급 행정직과 외무직, 7급 행정직 공채에서 지난해 6%에 불과했던 여성비율을 5년안에 20%로 끌어 올리겠다는 방안은 최근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여성들이 증가하는 추세속에 고무적인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의 여성합격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더 많은 여성들이 정부의 정책결정에 참여하게 된다는 실질적인 효과뿐 아니라 우수한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상징적인 효과도 매우 클것으로 기대된다.

여성정책의 대전환은 여성들에게 기회인 동시에 벅찬 도전이다. 여성 가산점 제도는 논의단계에서 부터 반대여론이 많았고, 고시에 대한 우리사회의 높은 관심을 고려할때 계속 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대치 이상으로 여성 응시자의 수준이 올라가지 않으면, 여성비율 20%를 채우기전에 후퇴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므로 여성 개개인은 물론 여자대학과 여성단체들은 모처럼 여성에게 열린 기회를 활용할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은 참 좋은 말이다. 남자들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도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불합격되는 억울한 일들이 얼마든지 벌어지는 상황에서 여자에게 가산점을 얹어 주겠다는 정부의 시범정책을 준비부족으로 허송한다면 그처럼 불행한 일이 없다. 잔치분위기에서 벗어나 여성합격자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서둘러야 할 때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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