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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빛보는 록 오페라/뮤지컬 「개똥이」 새형식 선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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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빛보는 록 오페라/뮤지컬 「개똥이」 새형식 선뵌다

입력
1995.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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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기 연출 극과 노래 하나의 구조로 전개/벌레들의 우화통해 거시문명에 대한 비판11년만에 빛을 보는 록 오페라 「개똥이」(17일부터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작사·작곡·연출을 겸한 김민기는 새로운 뮤지컬형식을 선보인다.

「개똥이」의 첫 걸음은 84년, 농사꾼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김민기가 윤기현의 창작동화 「사랑의 빛」을 재구성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그를 불온시한 당국은 공륜심의 접수조차 하지 않았다. 이때 작곡된 노래 「날개만 있다면」「건달행진곡」(음반발표시 「제발제발」)등은 독립적으로 음반에 수록돼 후에 널리 불렸고 뮤지컬을 준비하던 이들은 노래운동집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근간이 됐다. 91년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후의 작업들은 「개똥이」의 전초전이었다. 지난 5∼7월 앙코르공연된 「지하철 1호선」엔 2만여명의 관객이 몰렸다.

그러나 「개똥이」의 의미는 그 편력보다 유기체적 형식에서 찾아야 한다. 극과 노래가 하나의 구조로 전개되는 이 형식은 지금까지 창작 뮤지컬이 「노래가 삽입된 극」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주목할만하다. 김민기는 『살아 있는 말은 이미 종합적인 미디어입니다. 노래란 말에 포함된 정서를 증폭시킨 거죠. 저는 언어의 역동적 생명력을 극대화하려 합니다』라고 말한다. 핵심어는 「말이 가지는 음악성」이다. 가사와 선율의 밀착도가 높은 「아침 이슬」에서도 그 단초를 엿볼 수 있다. 이제 그 문제의식은 3분짜리 가요에서 2시간짜리 뮤지컬로 확장됐고 여러 장르를 총괄하는 서사구조로 발현됐다.

「개똥이」는 벌레들의 우화이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로 오염된 시냇가, 어둠을 좋아하는 바퀴벌레들이 지배음모를 펼 때 마지막 남은 아기 반딧벌레 개똥이가 다시 빛을 밝힌다는 내용. 미시의 세계를 소재로 거시문명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지하철 1호선」에서 훈련된 배우들이 나비 말벌 지렁이 개미등 각종 벌레로 분해 각자의 테마음악과 몸짓(안무 유니스 모리스)을 익혔다. 개똥이역은 올해 「타잔」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윤도현. 84년 작업에 참여했던 조영남 김광석과 안치환 노영심 한동준 여행스케치 권진원등이 번갈아 특별출연하며 김광민이 편곡을 맡았다.

곤충계를 실감나게 표현할 영상효과, 거울을 이용한 공간 중첩, 월트디즈니사에서 초안을 받아온 의상등 무대메커니즘을 살리는 것이 과제이다. 11월5일까지 하오 7시30분 토일 하오 3시 7시. 763―8233.<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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