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다짐 대회로 일관/김정일 실권장악 과시/군사퍼레이드 첫등장 군부 위상강화/체제변화 없이 내부단합에 치중인상김정일이 공식적으로 최고 권좌에 오르는등 북한체제 변화의 전기가 될 것으로 예상돼온 10일의 조선노동당 창건 50주년 기념행사는 대대적인 「집안잔치」로 끝났다.
북한은 이번 기념일을 김정일의 등극식으로 삼는 대신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내부단합을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이와 함께 북한은 행사를 통해 당·군·민이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다짐토록 함으로써 그가 실권을 장악하고 있음을 내외에 과시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은 군부가 북한의 최대권력기관으로 대두한 사실이 새삼 확인됐다는 점이다. 10일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벌어진 군사퍼레이드를 비롯, 전반적인 행사내용은 이날이 당 관련 기념일인지 군 행사인지 착각을 부를 정도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북한은 이날 상오 7시30분부터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을 통해 경축방송을 내보내면서 당의 반세기 역사를 회상하고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
북한의 녹음실황방송은 경축음악회, 군사퍼레이드, 중앙보고대회순으로 행사를 보도했다.
김정일은 9일 청류다리및 금릉 2동굴 개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 붉은 테이프를 끊은데 이어, 10일에는 김일성광장의 주석단에서 군부대의 열병과 군중시위를 맞았다. 그가 주석단에 나타나는 순간 수백발의 축포와 고무풍선이 날아올랐다. 이날 행사는 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일을 중심으로 북한의 노·장·청등 모든 세대가 하나의 병영국가 속에 수용돼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경축열병식에서 신임 최광 인민무력부장의 열병보고를 들은 뒤 손을 높이들어 전체 열병부대에 답례했으나 연설등 발언은 하지 않았다. 92년4월 조선인민군 창건 60주년행사 당시 그는 열병부대를 향해 『조선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는 한마디의 유일무이한 공개연설을 했었다.
당 창건기념일에 군사퍼레이드가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90년 당 창건45주년 행사에서는 청소년들의 횃불시위만을 벌였다.
퍼레이드에 참가한 군기부대가 맨앞에 들고 있었던 것은 김일성의 초상화였다고 내외통신이 전했다.
장성우 사회안전부 정치국장이 열병대장을 맡은 군부대는 군기부대에 이어 항일 빨치산의 혁명1세대 노인부대가 선두에 섰다. 이어 한국전쟁의 지휘관부대, 핵심계층의 엘리트교육기관인 만경대혁명학원부대의 청소년들, 남포 혁명학원부대, 해·공군등 각군지휘관, 금성친위부대, 조선인민군경비대, 사회안전원, 노농적위대, 붉은 청년근위대순으로 이어졌다.
최광은 경축사에서 김정일을 『경애하는 최고사령관』이라고 치켜 세운 뒤 『그가 당과 군대의 진두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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