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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낭만 가득한 풍경화 노래로 그려(가요 현대사: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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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낭만 가득한 풍경화 노래로 그려(가요 현대사:15)

입력
1995.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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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 감성 도입 탐미주의적 애착/「행복한 사람」 등 주옥같은 히트곡조동진(48)은 노래로 그림을 그리는 듯하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서정적 이미지의 풍경화가 떠오른다. 그 풍경화는 계절의 낭만과 색깔로 가득하다.

그의 노래들은 20여년간 독백하듯 나지막한 목소리, 군더더기 없는 세련되고 쉬운 멜로디와 노랫말에 의해 같은 색조로 그려졌다. 그 노래들은 추억과 뒤엉킨 채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그는 1967년 명동의 「OB`S 캐빈」등 생음악 무대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나서기 싫어하고 한가지에 집착하는 성격 때문인지 초기의 그는 음악 자체에만 매달리고 음반을 발표하거나 방송에 출연하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1970년. 시인 고은씨가 주고 간 시에 자신이 멜로디를 붙인 「작은 배」를 부르면서 부터이다.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아주 라라 라라라… 떠날 수 없네 멀리 없네…>

「작은 배」는 쉬우면서도 한꺼번에 바닥을 보이지 않는 깊은 매력으로 대학가와 다운타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애창하고 있다.

1집 앨범을 낸 것은 음악을 시작한지 12년만인 1979년이었다.

『우선 나 자신이 너무 게을렀고 음반을 내고 방송에 얼굴을 내밀어야 한다는 절박함도 없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 노래에 자신이 없었지요』

오랜 숙성기를 거쳐서인지 그의 1집은 완성도 높은 노래로 가득 차 있었다. <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로 시작되는 「행복한 사람」, <겨울비 내리던 밤 그대 떠나갔네…> 의 「겨울비」가 대표적인 노래들이다. 이후 「나뭇잎 사이로」 「슬픔이 너의 가슴에」 「제비꽃」등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이어졌다.

영화감독이었던 조긍하(작고)씨의 피를 이어받고 영화를 전공해서인지(중앙대 연극영화과) 그는 우리 대중음악에 시각적 감성을 도입하고 이를 지켜온 가수로 평가된다. 지난해 클래식만 선호하던 예술의 전당이 대중음악에 처음 문호를 개방하고 첫 인물로 조동진을 초대했던 것은 그의 일관되고 격조있는 음악 세계 때문이었다.

『노래는 아름다워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작게는 음악적 기법이나 유행, 크게는 사회성이라는 것이 음악의 아름다움을 희생시켜야 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지요』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의 탐미주의적 집착은 변함이 없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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