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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힘든 국감 취소 이유/정광철 정치 1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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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힘든 국감 취소 이유/정광철 정치 1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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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겠습니다. 의원들이 피곤하다고 해서 안하는 것같아요』 9일 상오 10시 열릴 예정이었던 외무부에 대한 국회 통일외무위의 국정감사가 갑자기 취소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외무부 간부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하루전인 지난 8일 하오 5시 김포공항. 12일간의 미국방문을 마친 일단의 여야의원들이 비행기에서 내렸다. 오세응 위원장을 비롯한 통일외무위의 해외공관 감사반(미주반) 소속 의원들이었다.

 이에 앞서 토요일인 지난 7일 상오. 통일외무위 소속 의원들의 사무실에는 짤막한 내용의 팩시밀리가 한장씩 들어왔다. 9일 감사를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외무부에는 9일 감사를 하지 않는 대신 12일 추가감사를 실시하겠다는 통지가 전달됐다. 이바람에 당초 12일로 예정돼있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민족통일연구원에 대한 감사는 다른 감사일정에 얹혀 겉핥기식으로 치러지게 됐다.

 통일외무위의 한 의원은 감사취소이유에 대해 『미주반 의원들이 감사전날  도착해서 그런 것같다』고 말했다. 피곤해서 취소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당초 감사가 예정됐던 그 시각 성남분당의 새마을연수원. 이 지역의 민자당지구당위원장이기도 한 오세응의원은 당원단합대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1년에 한 차례씩 해외공관을 순회하며 국정감사를 벌이는 것은 국회 통일외무위의 중요한 행사이다. 의원들은 머리도 식힐 겸 해외공관 감사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해외공관 감사에 대해 「외유성 감사」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

 피곤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의원들의 개인일정 때문인지 속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해외여행을 마친 의원들이 정작 예산의 적정성을 따지기 위한 본부감사에 소홀하다면 본말이 전도된 「행각」이라는 지적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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