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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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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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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에게 있어 당적은 생명부와 같다. 소속당의 정강정책과 공약의 이행을 약속하고 당선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적을 옮긴다는 것은 개인이 호적­원적을 바꾸는 일처럼 엄청난 일인 것이다. ◆현재 미공화당의 차기대통령후보경쟁에서 보브 돌의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필 그램상원의원은 원래 민주당 소속이었다. 레이건대통령의 보수정책을 지지하던 그는 83년1월 공화당으로 당적을 바꾸고 하원의원을 사임했다. 민주당은 배반자를 응징하자며 보궐선거에 새후보를 내세웠으나 그램은 공화당후보로 당당히 당선, 나중에 상원의원까지 됐다. 국민의 동의를 얻은 것이다. ◆지금 영국정계는 보수당내각에서 교육장관을 지낸 앨런 하워즈의원의 노동당입적사건으로 술렁이고 있다. 보수당의원의 노동당입당은 95년만에 처음인것. 그의 당적변경에 집권보수당은 큰 타격이 없다고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하원에서 겨우 5석만을 앞선 형편에 속을 태우고 있고 일부 국민은 정치도의상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의원 1∼2명 이적으로 정계가 들끓는 것에 비하면 당적 바꾸기에 관한한 우리의 정치판은 천국이다. 2백99명의 국회의원중 1백명 이상이 1번 이상 당적을 옮긴 전력을 갖고 있다. 14대국회개원이래 국민당에서 민자당, 민주당에서 새정치국민회의등으로 이적한 것이다. 특히 야당의 박 조 이 임 모의원 등은 4∼3차례씩 식은 죽 먹듯 이당 저당으로 옮겨다니기까지 했다. ◆그뿐인가. 현재 야당의 전국구의원 10여명은 민주당 당적을 지닌채 후안무치하게도 국민회의노선아래 의정활동을 펴고 있다. 이런 정치판에서 「정치도의」니 「책임감」은 애시당초 있을 수가 없다. 「정치의 세계화」는 커녕 「정치의 정상화」마저 까마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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