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M노스웨스트 첫 성공케이스/“앞으론 10개제휴그룹만 남는다”네덜란드의 KLM과 미국의 노스웨스트(Northwest Airlines)가 손을 잡고 국제노선 운항제휴를 시작한 것은 92년부터. 그러나 당시 세계 항공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이들의 제휴가 실속은 없이 「대외과시용」에 그치리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KLM과 노스웨스트는 대형 항공사간의 국제노선 제휴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는 첫 케이스로 기록되고 있다.
KLM과 노스웨스트는 상대방 항공사가 갖지못한 국제노선을 서로 공유함으로써 제휴시작 1년만에 두 항공사의 미주―유럽 국제노선 점유율을 7%에서 11%로 끌어올렸다. 두 항공사의 이용승객도 한 해만에 35만명이 늘어 추가수익이 3억달러에 달했다. 심지어 91년 영업부진으로 6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노스웨스트가 작년에 무려 8억3천만달러의 영업흑자를 기록한 토대도 KLM과의 제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암스테르담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KLM의 유럽노선과 노스웨스트의 미주노선망을 연결함으로써 양항공사의 이용승객은 미주―유럽 여행때 항공표를 이중으로 구입해야 한다거나 공항에서 짐을 찾아 다시 부쳐야 하는 고생을 덜 수 있었다. 비행기를 갈아타는데 드는 대기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컸다. 양항공사는 또 미주·유럽노선외에도 노스웨스트가 강점을 갖고 있는 동북아시아 노선과 KLM이 강한 중동노선까지 제휴노선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KLM―노스웨스트간 제휴전략에 이어 세계적인 항공사간의 제휴가 잇달았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BA)와 호주의 콴타스, 미국의 유에스에어등 3개 항공사간의 제휴. 또 싱가포르 에어라인과 델타, 스위스에어등이 제휴노선을 운영중이고 작년 6월에는 세계 최대의 항공사인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과 독일의 루프트한자가 손잡았다. 이밖에 에어 프랑스와 콘티넨탈, 에어 캐나다, 일본항공(JAL)등이 일부 노선을 제휴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시아나 항공이 노스웨스트 전일공수(ANA) 중국동방항공(CES)등과, 대한항공이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등과 각각 공동운항 및 상용고객우대제도등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업체인 보스턴 컨설팅그룹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전세계 항공사간의 국제항공노선 제휴는 1백33개에 달한다.
항공사간 제휴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운항편명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코드 쉐어링」. 제휴 항공사간에 서로 운항하지 못하는 노선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KLM과 노스웨스트의 경우 코드쉐어링은 물론 같은 노선에서는 동일한 요금을 받고 여행사에 주는 수수료까지도 공동으로 책정한다. 심지어는 좌석크기나 비행기 내부의 인테리어, 기내식도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항공사간의 제휴는 더욱 폭넓게, 또 더욱 내실있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브리티시 에어웨이의 회장 콜린 마샬경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항공사간의 치열한 경쟁이 끝나면 전세계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10개이내의 항공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10개이내의 항공사」를 「10개이내의 제휴항공사 그룹」으로 고치면 그의 예측은 거의 들어맞아가고 있는 셈이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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