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대행사 준비징후 미포착/기습적인 승계 가능성 주시10일의 북한노동당 창건50돌은 김정일이 과연 당총비서에 취임, 권력승계를 공식화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최고실력자 자리인 조선노동당의 최고대표직을 공석으로 남겨둘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어서 북한체제의 이상징후설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은 이번 당창건기념일을 『당의 업적과 권위를 과시하는 사변과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해 왔다. 북한은 이와 함께 지난5일 당창건기념탑을 준공하는등 내외에서 10여개행사를 개최, 대대적인 경축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의 당총비서 추대등 권력승계와 관련된 행사를 준비하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90년의 당창건 45돌 기념행사 당시 북한은 1백26개국의 2백76개 외국대표단을 초청했으나 이번에는 아직까지 외국 공식축하사절을 초청했다는 보도가 없다. 이는 결국 10·10절을 전후해 권력승계행사가 이뤄질 경우 기습적인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
오히려 북한의 선전기관들은 최근들어 권력승계가 지연되는 이유를 합리화 하기 위한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북한 중앙방송은 『김정일동지를 가까이 모시고 있는 일꾼들이 빨리 추대행사를 거행할 것을 건의 했으나 그가 이를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일 본인도 지난2일 전문이 발표된 논문 「조선노동당은 김일성동지의 당이다」를 통해 이른바 「유훈통치」가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북한은 이번 기념일에 모처럼만의 군사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권력의 핵심기반인 군부를 김정일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부각·과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정일이 논문을 통해 김일성의 업적을 기리고 당정간부들은 김정일을 찬양하는 방식으로 김정일의 카리스마를 구축해 나간다는 구도이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가 김정일의 대외적 위상에 상당한 상처를 입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사후 1년3개월동안 김정일이 실질적으로 통치해 왔지만 경제난과 수해등 권력승계를 위한 여건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당총비서등에 취임하기 전에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당창건기념일을 전후해 당중앙위전원회의를 개최, 새로운 정책을 결정하거나 인사개편이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일은 지난2일의 논문에서 ▲유훈통치의 계속 ▲주체사상의 완성 ▲조국통일3원칙과 연방제통일안 재천명 ▲국제연대강화 ▲당의 지도강화등 5대과제를 제시, 새로운 정책제시의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번 당창건기념일이 그대로 지나갈 경우 연말까지 김정일이 권력승계를 단행할 수 있는 계기는 사실상 없다. 결국 김정일은 상황이 호전될 때가지 내부체제단속에 주력하면서 시기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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