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은 곧 김정일” 이례적 표현/“창당50주 승계의 계기로” 분석10일의 조선노동당 창건 5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김정일의 호칭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의 홍석형 국가계획위원장은 지난 5일 평양방송에 나와 『조선로동당은 곧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의 당』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지난 2일 발표된 김정일의 논문 「조선노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당」에 대한 반향형식으로 나온 것이다.
김정일은 현재까지 「친애하는 지도자」 「위대한 영도자」등 30여가지의 호칭을 갖고 있었다. 당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당 중앙」 「당의 수위」등으로 호칭되며 권력서열에서의 위치를 표시하는데 중점이 두어졌다.
그러나 당이 곧 김정일이라는 표현은 당의 소유관계까지 언급, 한층 격상된 것으로 이번 당 창건기념일을 권력승계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정일이 당 총비서에 취임하지 않을 경우 당은 공식지도자가 없는 상태에서 50회생일을 치르게 된다. 북한이 경제난 수해등으로 인해 권력승계 행사는 치르지 못하지만 호칭을 격상함으로써 이같은 어색함을 보전하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호칭의 변화는 김일성사망 직후 집단지도체제 도입 추측을 불렀던 호칭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7월20일 중앙추도대회에서 김영남 부총리겸 외교부장은 보고를 통해 『김정일을 중심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의 두리(주변)에 단결할 것』을 주장했다. 이는 김정일 지도체제에 당중앙위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이른바 「당적 지배체제」도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북한의 흑색선전방송인 민민전은 김정일이 김일성 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당 지도원이 되자마자 「친애하는 지도자」라는 경칭을 받았다고 주장,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통일원등의 분석에 의하면 북한이 공식매체에서 김정일의 이름앞에 이같은 경칭을 붙인 것은 80년대 들어서의 일이다. 북한은 72년12월 당중앙위 제5기 6차전원회의에서 그를 후계자로 결정한 뒤 73년9월 5기7차회의에서 「당 중앙」이라는 3인칭식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75년 김정일의 33회 생일을 계기로 「유일한 지도자」 「영명하신 지도자」등의 호칭도 등장하기 시작했으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80년 6차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과 군사위원회 위원등 최고위 요직을 차지하자 이름 앞에 「친애하는 지도자」라는 호칭이 붙기 시작했다. 이후 83년2월 41회생일에는 「영도자」, 85년2월 「인민의 어버이」, 87년 2월「수령」등 생일행사를 기해 호칭이 격상돼왔고 50회생일인 92년에는 처음으로 「경애하는 아버지」라고 불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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