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의 빌딩숲 사이로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진다. 콘서트가 시작되면 어느틈엔가 2백∼3백여명이 모여 자리를 잡는다.의자도 없고 안내원도 없지만 모두가 질서정연하게 공연이 끝날때까지 숨을 죽인다.
청중은 대부분 도심의 직장인들. 넥타이를 맨 셔츠차림이거나 유니폼을 입은 여사원들이 점심 식사후 나른한 하오의 정서를 달랜다.
서울 종로1가 제일은행 본점앞 광장에는 임시로 설치된 야외무대에서 평일 낮 12시30분부터 30분동안 소음악회가 열린다.
제일은행이「문화의 달」을 맞아 한달동안 주최하는 이「정오의 콘서트」에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등 5개대학 음대생, 음악동아리 회원들과 기업체의 예술동호인들이 출연한다. 관현악연주에서부터 성악 탈춤 사물놀이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메마른 콘크리트의 정서를 풍요롭게 가꿔준다.
빌딩 숲을 뚫고 청명한 가을하늘 위로 퍼지는 예술의 향기. 베토벤과 모차르트가 바쁜 발걸음을 불러세우고 공해가 괴로운 새들도 모여드는 이곳은 언제라도, 그리고 많을수록 좋은 도심의 소중한 문화공간이다.<염영남 기자>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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