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충격 받을까 숨겨”외국으로 일하러 간 아들을 목메이게 기다리다 지쳐 지난 2일 경기 연천군 한탄강에서 「보고싶은 내 아들」을 애절히 그리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70대 할머니(본보 5일자 34면·일부지방제외)의 아들은 이미 8년전 리비아 건설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밝혀져 애통함을 더해주고 있다.
경기 연천경찰서는 5일 이 할머니가 경기 의정부시 김모씨(43·여·양품점 직원)의 어머니 송혜호(72)씨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송할머니의 둘째딸인 김씨는 경찰에서 『87년 7월 D건설에 다니던 남동생(당시 28세)이 리비아 건설공사현장으로 떠난 뒤 그해 9월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어머니가 충격을 받을까봐 계속 숨겨왔다』며 흐느꼈다.
김씨에 의하면 1남2녀중 막내이자 외아들인 남동생은 가족의 만류를 뿌리치고 결혼도 미룬채 『돈을 벌어와 어머니를 편하게 모시겠다』며 리비아로 떠났다. 평소 자식사랑이 끔찍했던 송할머니는 이후 눈에 띄게 말수가 줄고 자주 식사도 거르는등 아들의 귀국만을 기다려 왔다.
김씨는 『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이나마 진작 알려드렸더라면 어머니가 강물에 몸을 던지시지는 않았을텐데…』라며 눈물을 쏟았다.<연천=이연웅 기자>연천=이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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