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역 자임… 수감 기관 곤경땐 훈수이번 국감에서 국회 재경위의 정필근(민자)의원은 새로운 기록을 하나 세우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의 국정감사기간 구두질의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25일 재경원감사에서부터 시작해 6일 조폐공사감사까지 그는 줄곧 서면질의만 해오고 있다.
물론 각 상임위의 위원장들은 아예 질의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그는 상임위원장도 아닌 단지 재경위의 민자당 간사일 뿐이다.
그렇다고 질의시간동안 그가 회의장을 떠나 있거나 놀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항상 바쁘다.
그의 주요일과중 하나는 상임위 회의장을 하루에도 몇바퀴씩 돌며 여야의원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의원들과 수감기관 사이의 논쟁으로 회의가 지리해진다 싶으면 그는 어느새 질문의원의 뒤 또는 옆에 가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앉아 있기 일쑤다.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이다.
수감기관의 불성실한 답변자세, 부실한 자료제출등을 탓하는 의원들의 원망을 대신 해결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수감기관측이 똑똑지 못한 답변으로 야당의원들에게 발목을 잡혔을 때에는 수감기관 실무자들을 직접 찾아가 「훈수」를 두어 국면타개를 도와주는 해결사가 된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그에게 『도가 좀 지나친 것 아니냐』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서면질의도 질의다. 어차피 상임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이런 역을 맡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정의원의 「여당간사론」을 꺾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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