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부는 지난 5일 올해 쌀 예상생산량을 3천3백5만섬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백9만섬, 올해 목표량보다도 1백38만섬이 부족한 것이다. 그런데도 농림수산부는 「평년작」이라고 주장,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올해 단위면적(3백평)당 생산량 4백51㎏은 최근 5년간 단위면적당 생산량 평균 4백48㎏보다 많으므로 평년작이라는 주장이다.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알고보면 숫자놀음이다. 농림수산부는 2년전까지는 평년작의 기준을 「최근 5년간 생산이 가장 많았던 해와 가장 적었던 해를 제외한 나머지 3년의 연도별 생산량 평균」이라고 설명하더니 지난해에는 「최근 5년간 생산량이 가장 많은 해와 가장 적은 해를 제외한 3년간의 단위면적당 생산량 평균」으로 바꾸었다가 올해 다시 「5년간 단위면적당 생산량의 평균」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이 논리라면 총생산량이 줄었다 해도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으면 풍년이 된다.
실제 올해의 경우 총생산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3천6백51만섬이 되어야 평년작이고 지난해 방식으로 해도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4백52㎏은 되어야 한다.
농림수산부가 이처럼 이상한 셈법을 고안해내고 있는 것은 경지면적이 해마다 줄어 생산량도 감소하게 되니 이에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부는 당초 경지가 줄어도 생산기술이 발달, 생산총량은 늘거나 현상유지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었다.
그러나 전 국민의 먹거리를 담당하는 농림수산부가 꿰맞춘 잣대에 따라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비슷하므로 총량이 줄어도 평년작 수준이다』라고 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예전 싸전주인들은 쌀 한말을 되면서 한되 정도는 줄이거나 늘릴 수 있었다고 한다. 농림수산부의 셈법도 이들을 닮아가는 것 같다. 손으로 하늘가리기식의 농정으로는 개방화시대의 파고를 헤쳐 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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