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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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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 휴전에 들어갈 보스니아 내전에서 승자는 싸움을 도발한 반정부 세르비아계임이 분명해졌다. 내전 발발에서부터 휴전까지 3년반동안 그들은 압도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영토를 꾸준히 늘려왔고, 마지막 단계에서 전세가 역전되는 순간 휴전이 합의된 것이다. ◆그동안 평화협상을 위해 제시됐던 영토분할안을 보면, 92년 전쟁초기의 분할안은 회교도·크로아티아 연방정부측이 56%, 세르비아계가 44%였다. 그것이 93년에는 세르비아계에 48%를 보장하는 것으로 늘었고, 94년의 분할안에서는 49%까지 확장되어 이 안이 이번 미국주도의 평화협상에서 그대로 고착됐다. ◆전쟁을 빨리 끝내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는 것을 어쨌든 막고 보자는 명분은 이 휴전합의로 살릴 수 있었지만, 전쟁도발자는 반드시 응징돼야 한다는 국제정의는 실현되지 않았다. 이같은 방식의 국지전에서는 독자적 전력의 우열이 승패를 가름한다. 내전 발발 직후 유엔안보리는 보스니아에 대한 무기금수를 결의하고 평화군을 서둘러 파견했다. ◆그러나 이 금수조치는 무기를 지원받아야 할 보스니아회교정부군을 무력하게 했을 뿐, 압도적인 화력을 확보하고 있던 세르비아계에는 오히려 싸움을 유리하게 도와주는, 어이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때문에 세르비아계는 보스니아내전을 시종 주도하면서 정부군과 유엔평화군을 유린할 수 있었다. ◆이 전쟁은 또 세르비아계 반정부군의 주력인 야포가 국지전에서 얼마나 위력적인가를 입증했다. 북한은 최근 휴전선 부근 최전방에 야포를 증강배치하고 있음이 국감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사정거리가 긴 것은 수원까지 포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군의 지원 없는 우리군의 독자적 화력이 평양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되는 것인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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