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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중심대의 조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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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중심대의 조건(사설)

입력
199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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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4학기제의 전문대학을 3년9학기제로 전환, 교육과정을 심화시킴으로써 산업체의 요구에 맞는 전문중간기술 인력을 공급할 산업중심대학의 도입시도는 정보화·첨단화하는 산업사회의 변화에 적합한 개혁방향이라 할만하다.현재의 전문대학교육체제는 이론보다는 현장경험을 갖춘 중간기술 인력을 길러내는 직업고등교육을 표방하고 있지만 대부분 전문대학의 교육연한이 2년으로 묶여 있어 현장실습을 할 여유가 없다. 또 급변하는 산업사회의 많은 분야는 2년제 전문대학교육만으로는 중간 기술분야를 감당할 수 없을만큼 첨단화하는 추세다. 그래서 「2년4학기」란 획일적인 틀에 갇힌 전문대학들은 이론도 부족하고 현장경험도 빈약한 말뿐인 중간기술인력을 배출, 산업사회의 불만이 날로 높아졌던게 현실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심화교육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전문대학부터 산업중심대학으로 전환, 수업연한을 1년 늘리고 1년을 3학기제로 하며 3년9학기중 2학기 이상을 실습학기제로해, 이론과 현장경험을 갖춘 질높은 중간기술인력인 전문학사를 공급케 한다는 것은 적극 추진해 볼 만하다.

하지만 산업중심대학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들이 충족돼야할 것이다.

첫째는 실습학기제가 제대로 되려면 산업체가 현장교육을 시킬 수 있는 교육여건을 갖춰야 한다. 교육부는 전국 15개시·도에 공동실습장 1개소씩을 운영한다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다. 산업체가 현장교육을 시킬 수 있는 실습기자재와 지도인력을 확보, 적극 참여해야 한다.

둘째는 산업중심 대학으로 전환하는 전문대학의 교육내실화를 위한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름만 바꾸고 수업연한이나 늘려 전문학사증이나 남발한다면 대학은 살찌게 될지 모르지만 질높은 기술인력배출은 헛꿈이 될 수도 있다. 열악한 교육여건개선이 시급하다.

셋째는 산업중심대학으로 전환하는 전문대학에 대해서는 기술인력교육에 필요한 실험실습 시설비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자구노력에 비례해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음은 산업중심대학으로의 전환기준을 엄격히 정해 불필요한 분야의 전문대학까지 3년제로 전환하는 것은 억제해야 한다. 2년제만으로도 충분한 분야가 적지않다.

산업중심대학 전환정책은 자칫 잘못하면 고등교육체제의 지나친 세분화와 학위남발우려등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2년4학기제의 전문대학과 2년6학기제와 3년9학기제의 산업중심대학 및 4년8학기제의 일반대학등 고등교육체제의 세분화가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나 가중시키고 3년제과정의 학위수여로 고학력풍조나 부추긴다면 자격증시대에 역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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