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화 추세 부응” X등급 「올 레이디…」 등 심의 통과/ 시민단체 “성인전용 극장·등급제 등 제도적 대비 미흡”최근 외설·폭력성이 짙어 미국에서도 문제가 된 작품들이 잇따라 국내에 상륙하면서, 이 X등급이나 NC―17등급(17세이하 관람금지, 상영극장 제한)영화의 상영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 NC―17등급을 신설하게 했던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이 재심 끝에 지난 4월 국내 개봉된 이후, 이같은 영화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 비너스」가 공륜의 심의를 거쳐 상영중이고 이탈리아 포르노성 영화 「올 레이디 두 잇」도 부분삭제된 채 심의를 통과 이달 중순 개봉된다.
이 두 작품은 미국서 아예 심의도 받지않고 성인전용극장에서만 상영된 소위 X등급의 영화. 랩댄서의 관능적인 나체쇼로 일관하는 폴 베호벤감독의 최신작으로 미국 서 논란이 되고 있는 NC―17등급의 「쇼걸」도 2일 수입심의를 신청했다. 또 남녀의 변태적 성행위를 살인으로 연결시킨 베호벤감독의 초창기 네덜란드 섹스 스릴러물 「포스맨」도 이미 수입, 본심의만 남겨놓았다.
2년전까지만 해도 공륜과 문체부는 이런 영화의 국내 수입을 금지했다. NC―17등급의 「파리에서 생긴 일」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과 「데미지」 등이 그런 예였다. 그러나 공륜은 같은 심의규정을 적용하면서도 지난해부터 「헨리 밀러의…」와 「데미지」등은 재심의에서 통과시켰다.
이에 찬성하는 측 주장은 『문제점은 있지만 개방화 추세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공륜의 일부 심의위원들도 같은 의견이다. CD롬이나 잡지에서 비슷한 내용이 범람하고 있는데 굳이 영화만 엄격할 필요가 없고, 몇백만달러씩 주고 들여오는 수입업자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반해 시민단체들은 외국과 달리 제도나 여건은 미흡하면서 수입만 서두르는 정부의 태도를 비판한다.
성인전용극장도 없고, 등급제가 유명무실한 현실에서 이런 영화들을 수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서울 YMCA건비연의 안수경간사는 『수입될 경우 극장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비디오로 청소년들이 볼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쇼걸」이나 「올 레이디 두 잇」등이 특별히 예술성이 높은작품이 아니라는 것도 반대 이유 중의 하나이다. 「쇼걸」은 미국에서 감독이 NC―17등급을 기꺼이 받아들인 작품이다.
따라서 감독이 R등급(17세이하는 보호자동반 관람)을 받기위해 자진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올초 수입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올리버 스톤의 「킬러」와는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들은 양성연애자가 주인공이거나 감독의 왜곡되고 광기어린 성묘사가 작품전체를 지배한다. 따라서 부분삭제도 별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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