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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의 돈쥬앙」(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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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의 돈쥬앙」(영화평)

입력
1995.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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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론 브랜도 완숙연기 “화면압도”/황당한 스토리에도 귀여운 개그 접목 재미 가득이 영화는 엉뚱하다. 장소는 스페인이 아니라 뉴욕의 세빌호텔이고 시간은 18세기가 아니라 현재다.

제목은 「조니 뎁의 돈쥬앙」(감독 제레미 레벤)이지만 실제로는 돈 콜레오네의 이야기이다. 말하자면「대부」에서 돈 콜레오네역으로 출연해 전무후무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말론 브랜도의 영화라는 뜻이다.

브랜도는 여기서 돈 후안(조니 뎁)이 상상하는 돈 옥타비오(돈 후안의 친척)겸 정신과 의사(잭)로 나온다. 하지만 그의 강력한 스타 이미지 때문에 젊은 관객의 우상인 조니 뎁은 그저 철없는 꼬마로 보인다.

하지만 이 철없는 낭만주의자 덕분에 노년의 브랜도는 다시 사랑과 삶에 대해 열정을 찾게된다. 그래서 아마도 극장에서 소리없이 웃음지을 사람은 사랑의 열병을 앓는 젊은이들이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들일 것이다.

자신을 18세기의 인물 돈 후안이라 생각하는 몽상가의 자살기도를 말리려 옥상에 올라갔던 정신의학박사 잭 미클러는 이 청년에게 매혹당한다. 은퇴를 불과 열흘 앞두고 권태와 두려움에 빠져있던 그는 돈 후안을 치료하다가 돈 옥타비오가 되는 일종의 전이현상을 느낀다. 예컨데 돈 후안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에너지에 감염된 것이다.

그래서 아내(페이 더너웨이)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은퇴후 제2의 인생을 맞기 위해 돈 후안의 1천5백3번째 애인이 기다리고 있는 에로스섬으로 간다. 물론 황당무계하지만 이 영화의 귀여운 시각적 개그와 말론 브랜도의 노년연기는 우리로 하여금 『영화니까』하고 한번 중얼거린 후 용서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그러고 보면 요즘 할리우드에는 이상한 가족영화 장르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일단 관객에게 열정적 로맨스를 경험토록 만들어 놓고는 다시 가족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영화들은 부모와 아들세대를 등장시켜 관객층을 넓혀놓은 후 상식적인 결말로 끝난다. 하지만 돈 후안까지 끌어들여 가족의 우애를 다지는 것은 지나치게 꿈의 공장다운 생각은 아닐런지.<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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