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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몸 심슨,검찰 맹비난/석방이후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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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몸 심슨,검찰 맹비난/석방이후 이모저모

입력
1995.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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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전화 “증거 왜곡했다”/배심원들 “경찰주장 의문… 무죄 쉽게 합의”「자유인」 OJ 심슨이 말문을 열었다. LA 근교 브렌트우드의 호화맨션 자택(5백만달러 상당)에서 자유의 첫날 밤을 보낸 심슨은 4일(현지시간) CNN TV의 토크쇼 「래리 킹 라이브」를 시청하다 갑자기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변호했다. 래리 킹은 이날 심슨의 수석변호사 자니 코크란과 대담을 하고 있었는데 예정에도 없던 심슨이 불쑥 나선 것이다.

석방이후 첫 TV회견이 된 이 자리에서 그는 검찰이 증거를 잘못 채택, 자신의 이미지가 손상된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슬픔에 잠겨 죽은 아내만을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심슨 석방이후 그의 집밖에는 보도진이 장사진을 치고 있으며 이번 살인사건 현장인 니콜 심슨의 콘도도 마치 관광명소처럼 구경꾼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배심원제도에 대한 비판론과 개선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심슨재판 평결에 참여했던 배심원들은 『경찰증거는 도대체 믿을 수가 없었다』며 무죄평결 이유를 설명하고 나섰다. 브렌다 모란(44·여)은 경찰이 제시한 피묻은 장갑은 조작된 것이라며 배심원들이 지난 2월 장갑이 발견됐다는 심슨의 집으로 현장조사를 나갔었다고 밝혔다. 모란은 『경찰은 장갑이 피가 가득 묻은채 발견됐다고 했는데 집주변에서는 어디서고 핏자국을 볼 수 없었다』며 『배심원들은 누군가 장갑을 갖다 놓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백인 배심원 애니스 애스첸배크(61·여)도 직접 언론에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딸에게 『나 자신도 처음엔 심슨이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믿었다』면서 『그러나 경찰의 불충분한 증거는 더욱 신뢰하기 어려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배심원들은 평결논의에 돌입한 직후 곧바로 전원일치 무죄평결에 합의한 것은 아니었다. 모란은 『논의에 들어간지 한시간만에 모의 투표를 했다. 10대2로 무죄를 주장하는 배심원이 절대 다수를 이루었고 두번째는 모두 무죄쪽에 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무죄평결에 대해 미국인들의 절반 이상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여론조사결과 나타났다. USA투데이와 CNN방송이 공동으로 미국 전역의 6백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6%가 평결이 잘못됐다고 응답했으며 33%만이 지지했다. LA타임스의 여론조사(대상 8백7명)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50%가 무죄평결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동의한다」가 41%였고 나머지 9%는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특히 이 여론조사에서는 대상자의 60%가 법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피력한 반면 법이 제기능을 다한 것으로 확신한다는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

○…심슨 재판은 미국의 사법제도와 인종갈등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이번 사건의 교훈을 『다른 피부색과 성장배경을 가진 국민이 함께 사는 미국사회에 존재하는 무서운 양극화 현상』이라고 지적했고 프랑스 언론들도 『인종간 긴장이 살인사건 재판까지 흔들 정도로 양극화한 미국』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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