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 (주)삼익 부도로 돈줄 더 옥죄일듯/은행 여신거절에 제2금융권 손대는 “자금 악순환”/작년 신고제 전환이후 3,100여개 업체 난립도 원인주택업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주택경기 장기침체에 따른 미분양주택의 증가등으로 경영난을 겪어온 주택건설업체들이 탄탄한 중견주택업체로 알려진 (주)삼익의 부도로 자금줄이 더욱 옥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삼익의 부도를 계기로 건설업계의 실상이 일반의 관심사로 떠오르기는 했으나 건설업계의 고통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8월말 현재 아파트등 미분양주택은 전국에 14만9천여가구. 돈으로 환산하면 10조원(주택업계 추산)에 이른다. 1년간 투입되는 국내 주택건설자금의 3분의1이 미분양주택에 잠겨 있는 셈이다.
미분양주택은 어느 업체든 예외가 없다. 지정업체(대형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에 의하면 1백여 대형업체별 평균 미분양주택은 1천5백여가구로 업체별로 7백억∼8백억원이 묶여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일부 유명업체들도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주택이 3천가구를 넘는다. 이 때문에 (주)삼익이 1천여가구의 미분양으로 좌초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미분양주택은 주택업체들을 헤어나기 힘든 수렁으로 몰아 넣었다. 미분양주택이 늘어나면 우선 택지확보등 초기투자비를 회수하는데 애로를 겪는다. 건설업체는 운용자금을 얻기 위해 제도금융권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지만 은행은 여신회수의 어려움을 이유로 여신규모를 최소화하거나 거절하기 일쑤고, 건설업체는 부도를 막기 위해 이율이 높은 제2금융권에 손을 내미는 자금의 악순환이 되풀이 돼왔다.
건설관련 어음을 제도금융권에서 재할인받지 못하는 것도 올들어 벌써 83개 일반건설업체가 부도로 넘어진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분양률이 비교적 양호한 (주)청구의 이상철 서울사업본부장(전무)은 『건설업계에 불황이 몰아치면서 금융권이 추가여신보다는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주택경기침체로 입주예정자들이 살고 있는 전세집이 제때 나가지 않아 주택의 분양대금을 기한내에 받지 못하는 것도 큰 어려움』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경영난은 대기업계열이 아닌 전문주택업체 일수록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체의 급증에 따른 과당경쟁도 건설업체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요인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건설업면허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93년말 1천6백53개에 불과했던 일반건설업체 수는 지난해말 2천6백51개, 지난 9월말에는 3천1백10개에 달해 저가 수주경쟁이 가열돼 왔다.<김동영 기자>김동영>
□95년 주요건설업체 부도일지
▲1월28일 서울 동북종합건설
▲3월 2일 광주 무등건설
▲4월20일 서울 유원건설
▲4월27일 서울(주)뉴서울주택
▲6월21일 제주 세일종합건설
▲7월28일 대전 영진건설산업
▲10월 4일 충북(주)삼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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