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벗삼은 기암절경 무협지세계 펼쳐논 듯/베이징서 한시간 거리… 만리장성도 지척중국 베이징(북경) 서쪽에 위치한 룽칭샤(용경협)는 자연과 인공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협곡이다.
「소계림」이라는 별명이 붙은 룽칭샤의 총면적은 1백19㎢로 양쪽으로 높고 늠름한 산자락이 휘휘 돌아가고 그 사이를 7에 달하는 좁은 강이 구불구불 흐른다. 중국인들은 이러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과히 해치치 않는 선에서 룽칭샤를 훌륭한 휴양지로 다듬어 놓았다. 산을 넘지않고도 협곡으로 걸어들어갈 수 있는 인공동굴이라든지 강이 마르지 않도록 강어귀에 쌓아올린 댐, 강 끝까지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 등이 그것이다. 특히 높이가 70나 되는 댐은 여름에는 폭포를, 겨울에는 거대한 얼음벽을 만드는 룽칭샤의 또다른 볼거리다.
룽칭샤의 입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푸른산 한가운데 중국공산당 총서기 장쩌민(강택민)의 필체로 선명하게 새겨놓은 「용경협」이라는 붉은 글씨가 눈길을 끈다. 여기서 계단과 인공동굴을 지나면 바로 협곡이 나온다. 유람선을 타고 올려다 보는 협곡은 마치 중국 무협지에서 세상을 등진 협객이 조그만 나룻배를 띄워 놓고 유유자적하는 바로 그곳처럼 느껴진다. 산꼭대기에 걸린 구름과 맑은 물, 괴상한 바위들을 보고 있으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마저 갖게 된다.
이러한 느낌은 산을 오르면 더욱 강해진다. 야산이나 다름없는 급경사의 산언덕은 조금만 올라도 금세 숨이 턱에 차는데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30분 이상은 족히 걸린다. 산정상에는 신선원이라는 작은 사당이 있다. 여기에서 내려다보는 룽칭샤는 배위에서 올려다보았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이번에는 신선들이 날아 다녔을 것 같은 신비감이다. 사당 뒤편에는 실제로 옛날 이 산에 살았던 신선들이 얼굴을 씻었다는 작은 연못과 아픈 부위를 비비면 병을 낫게 해준다는 신통한 소나무 한그루가 있다.
한여름에도 서늘해 베이징 시민들이 즐겨찾는 룽칭샤는 베이징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 걸리며 멀지 않은 거리에 만리장성이 있어 함께 둘러볼 수도 있다.<베이징=김지영 기자>베이징=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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