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가 또 부도를 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청주에 본사를 둔 전국도급순위 52위의 중견 건설업체인 (주)삼익이 부도를 내고 쓰러진 것은 전체 건설업계에 연쇄부도의 회오리를 몰고 올 위험성이 있을 뿐 아니라 청주를 중심으로 한 충북권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어 수습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남길 공산이 크다. 거래은행을 비롯한 전체 금융권과 중소 하청업체들은 물론이고 입주 예정자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됐다.이번 부도는 부도의 원인이 간단치 않고 파급영향이 광범하기 때문에 해당업체와 거래은행의 자체적인 노력으로 사태를 수습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생각된다. 삼익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건설업계의 연쇄 부도방지와 충북권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입주예정자들과 하청업체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번 부도는 무리한 회사인수와 토지매입 등 방만한 경영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그 배후에 건설업계의 구조적인 불황과 청주 등 충북권 지역의 금융위기 등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태수습을 위한 처방이 종합적이어야 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라 하겠다.
건설업계에서는 올들어 일반업체 83개, 전문업체 4백50개 등 5백33개 업체가 부도를 내 작년 한해 4백90개를 이미 넘어섰다. 미분양 아파트가 15만가구에 달해 7조∼10조원의 자금이 잠겨 있고 일반건설업체 3천1백10개가 난립, 출혈경쟁을 하고 있어 구조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유원 뉴서울 무등 영진건설 등 중견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진데다 삼익까지 부도를 내 위기설 부도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은행 단자 사채시장 등 자금줄이 꽉 막혀 있는 실정이다. 우성 한신공영 청구 우방 건영 등 대형건설업체들까지 주가폭락 등으로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다.
3백억원이 넘는 거액부도를 내고 해외 도피한 박영자 사건 이후 청주지역에서는 충북투자 충북금고 동양금고 등 5건의 금융기관 사고가 연달아 발생, 어음부도율이 1.32%로 전국 평균인 0.79%를 크게 웃도는 등 충북권 전역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 왔는데 이번에 삼익이 또 부도를 내 충북경제권 전체가 뿌리째 흔들리게 됐다. 정부 차원의 지원 없이 자체적인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삼익 자체를 처리하는 문제는 법정관리 등을 통한 자력갱생과 3자 인수 등을 고려할 수 있겠으나 어느 경우에도 방만한 경영에 대한 문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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