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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평결 국내법조계·미 교포들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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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평결 국내법조계·미 교포들 반응

입력
1995.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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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무죄 우리 나라라면 불가능”/미 법정의 속빈껍데기로 전락/「피고인권 보호장치」 배울점도/폭동긴장 LA 한인타운은 안도의 한숨○…예상을 뒤엎는 배심원 전원일치 무죄평결로 막을 내린 흑인 미식축구영웅 O J 심슨의 재판은 국내 법조계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판결과에 대해 법조인들은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비법률가인 배심원에게 유·무죄의 판단을 맡기는 미국식 재판제도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인 동시에 미국판 「유전무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법원행정처 강일원 판사는 『전문법관이 판결했다면 쉽게 무죄가 났을지 의문』이라며 『미국의 「법조윤리장전」은 변호인이 유죄심증을 가질 경우 변론을 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돈이 되는 사건은 맡고 보는 것이 요즘의 세태』라고 지적했다. 서울지검의 모부장검사는 『미국의 법정의가 속빈 껍데기가 돼 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나름의 교훈을 찾으려는 법조인들도 적지 않다. 박찬운 변호사는 『재판을 한낱 「쇼」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유죄가 확정되기 전에는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는등 피고인의 인권보호 측면에서 우수한 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변호사도 『법률적 판단을 비법률가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문제는 있지만 국민의 법감정에 따라 사법처리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배심원제도는 장점이 더 많은 제도』라며 『우리도 국민의 사법참여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희정 기자>

○…흑인 미식축구 스타 O J 심슨의 무죄평결이 내려진 3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은 대체로 의외의 결과에 놀라워하면서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인사회는 판결자체보다는 판결이 미국사회에 끼칠 파장에 더 관심이 컸다. 한인들은 심슨에게 유죄평결이 내려질 경우 제2의 흑인폭동이 다시 발생해 한인사회가 또한번 희생이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가슴졸이며 공판과정을 지켜보았다. 무죄평결이 내려진 순간 한인들은 『어쨌든 홀가분하다』는 반응이 우선이었다.

LA경찰은 판결 2일전 부터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 한인상점들이 많이 몰려있는 올림픽가등에 1백여명의 경찰을 배치했고 한인청년단, 태극방범단등 한인자체방범대도 24시간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었다. 판결이 내려진 후에도 흑인밀집지역인 사우스 센트럴지역등의 동정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한인들은 흑인사회에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자 안도했다.

특히 이 지역내의 2백여 한인 슈퍼마켓이나 리커상, 스와밋(시장상점)업주들은 평결결과를 크게 반겼고 흑인들의 축제분위기에 동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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