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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간 자식그리다 자살/애절한 70대 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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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간 자식그리다 자살/애절한 70대 모정

입력
1995.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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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십흔 내아들 8년세월 소식 한장 없소”/“어디살든 건강하여라” 한맺힌 유서외국에 있는 아들을 그리워 하던 70대 할머니가 아들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원통한 마음을 담은 유서를 남기고 한많은 인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경기 연천군 전곡읍 전곡6리 한탄강에서 낚시를 하던 최희철(50)씨가 강물에 떠있는 70대 할머니의 시신을 발견한 것은 지난 2일 하오. 최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검시를 마친 뒤 할머니의 검은색 손가방에서 발견한 유서를 읽고 눈시울을 붉혔다.

『사랑하는 내 아들 보고십흔 내아들 언제나 만나볼까. 외국으로 떠난지 87년에 떠낫스니 8년 세월 다 되도록 소식 한장 없소. 어미는 잠들기 전 이즐소냐 보고싶다. 전화 한통이라도 잇슬까하여 기다리고 보니 어미는 7십고개를 넘었구나. 살기도 만이 살엇다』

맞춤법은 틀렸지만 한자 한자 정성들여 편지지 뒷면을 빼곡히 채운 유서는 부모품을 떠나 소식 한 번 없는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절절한 심정을 담고있었다. 하지만 자식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던가. 유서는 아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엇지하여 생이별을 하게 되엇는지 모든게 다 어미 타시다… 어디에 살든지 몸건(강)하여라. 아들 하나 밋고 살엇는데…』

70대 할머니는 이 세상을 하직하기 전 자신과 아들의 이름이 밝혀지지 않도록 하기위해서였는지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소지품은 남기지 않았다.

경찰은 할머니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실패했다. 마지막 희망은 10여일뒤 나올 지문감식 결과뿐이다. 외국에 나가 8년동안 소식 한번 없던 아들은 과연 할머니 영정앞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황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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