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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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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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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원작은 영국의 극작가인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이다. 이 작품을 영화화 하기 위해 미국의 제작자가 원작자를 찾아갔다. 쇼는 『그런 작품을 영화로 만들면 성공 못한다』고 비꼬듯 말했다. 그러자 제작자는 손익을 떠나 예술을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거듭 간청하자, 다시 작가 특유의 풍자가 번득였다. 『당신은 예술을 존중하지만 나는 돈을 존중한다』 ◆예술은 본디 돈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 창조의 가치를 돈이나 물질로 따져 환산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창작엔 투자가 필요하다. 이것이 뒷받침 안되면 창작이나 개발이 어렵다. 특히 영상문화가 그러하다. 영상산업으로 확대되어 지적 수입을 올린다. 세계화속의 문화예술은 고액의 상품화시대를 맞고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이런 현상이 드러난다. 영화수출입에서 역조가 심하다. 지난 90년부터 5년동안 1천7백여편의 외국영화가 수입되었다. 여기에 쏟아 부은 총액이 1천7백억원이다. 반면 수출은 고작 68편에 24억원어치에 지나지 않았다. 수출입 역조가 얼마나 큰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시장은 외화에 압도 당한 꼴이다. ◆대중예술만은 아닐 것이다. 올들어 외국의 공연자나 공연단체 초청에 「초 고액」이 들었다고 한다. 5억원의 개런티를 지불한 뮤지컬을 비롯, 1억원 이상의 공연이 12건에 이른다. 수준 높은 예술을 직접 본다는 뜻에서 의미가 있지만 과당경쟁이 화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화체육부는 앞으로 우리 영화에 일본 배우의 출연을 엄격한 선정을 통해 허가할 방침임을 밝혔다. 일본과의 대중문화 교류에 조금은 탄력성을 부여한 것이다. 여기서 미리 경계할 바는 터무니 없는 고액출연료 지불의 위험이다. 문화예술에도 경제성을 따져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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