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시청자들 보편성 공감 분석자극적인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다. 방송사마다 내용을 더욱 극적으로 꾸미기 위해 구성과 대사를 비상식적으로 꾸미는 것은 물론 현란한 촬영기법까지 동원해 시청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흐름에 역행하여 KBS2 TV소설「길」(박지현 극본, 박영주 연출)은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없이 전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드라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길」은 이제 막 중년에 접어드는 세 여자의 이야기이다. 대학시절 무용을 전공했으나 지금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남편과 세아이 그리고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전형적인 주부 유선애(선우은숙 분), 가정을 꾸리기는 했지만 무용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는 욕심많은 여성 신미정(정애리 분), 실연한 이후 결혼도 하지 않고 무용에만 전념해 교수가 된 최계주(유혜리 분). 이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문제」라는 여성의 현실을 놓고 볼 때 가장 일반적인 세가지 유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 여인은 각자의 「길」을 가면서 조용하고도 심도있게 자신의 행복을 찾고 있다.
이러한 평범함과 보편성이 이 드라마의 장점이다. 요란한 포장이나 과장이 없다. 주부시청자들은 자기와 비슷한 세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살아온 인생에 의미를 두기도 하고 타인의 삶을 기웃거리며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길」은 아침 드라마(월∼토 상오8시45분, 재방송 KBS1 일 상오10시)라는 불리한 편성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은 시청률(본방송 9.4%, 재방송 12.0%)을 기록하고 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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