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여건 어두운 그림자 경기 하강세·총선 등 변수·개방 본격화·통상 난기류·환율도 불안/재계,내실·조기인사 “돌파구”재계가 내년도 사업계획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계는 내년중 총선이 실시되고 5.18특별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등 정치·사회적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다 호황국면인 국내경기마저 하강세로 돌아섬에 따라 기업의 경영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등 우리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국가들의 경기는 불투명하고 남북관계 회복도 당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는 따라서 내년도 경영의 기본방향을 확장보다는 내실쪽으로 정하고 각 그룹마다 조기에 인사를 마무리, 불투명한 내년 경영여건에 대비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2일 재계에 의하면 내년도 경영여건은 국내외적으로 올보다 크게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은 7%대로 둔화되고 경기양극화는 더욱 심화하는등 내년도 국내경제에 대한 전망은 잿빛 일색이다. 특히 정치권의 변화에 민감한 기업입장에서는 내년 4월중 실시되는 총선이 경영여건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본격화한 5.18특별법 제정에 대한 목소리도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어렵게 만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 따른 국내시장의 분야별 개방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경쟁은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외국기업과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외환경은 더욱 어둡다. 최대 교역국중 하나인 미국과 일본의 경기가 침체되고 한미자동차협상의 타결에도 불구, 한미간은 물론 한·유럽간 통상관계가 매끄러울 것같지가 않다. 국내기업들의 진출열기가 가장 뜨거운 중국의 경우 덩샤오핑(등소평)의 생사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과 타이완간 경색국면도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대 중국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남북관계의 본격적인 개선도 현재로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경수로협상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쌀회담이 경협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데다 북한 자체의 개방바람도 기대밖이어서 남북한간의 본격적인 경제협력은 요원한 실정이다. 태국의 홍수피해에 따른 국제적인 식량위기로 국내기업들의 원가부담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환율문제도 미국과 일본등지의 경제상황에 따라 올보다 더욱 불안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재계는 그러나 지난해부터 설비투자를 본격화해 내년중에는 투자부담은 덜한 편이다. 재계는 내년도 경영의 기본방향을 「성장보다는 안정」「외향보다는 내실」쪽으로 정할 계획이다. 불투명한 국내외 여건을 감안해 안정지향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재계는 또 그룹의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켜 불투명한 내년도 경영여건에 대비키로 하고 예년보다 빨리 임원인사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9월30일 한라그룹에서 불을 당긴 조기 인사바람은 현대 삼성 LG 대우등 주요그룹으로 확산, 이달내에 대부분 마무리될 전망이다. 그룹내 조직부터 조기에 정착시킴으로써 전열을 정비, 내년을 미리 준비하겠다는 것이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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