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백만이용자 도청에 무방비삐삐에도 해킹 비상이 걸렸다. 최근 PC통신의 자료실에는 타인의 삐삐 음성사서함 비밀번호를 추적하는 해킹프로그램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 특정인의 비밀메시지를 쉽게 엿들을 수가 있다.
삐삐해킹 프로그램의 원리는 간단하다. 녹음메시지를 청취할 때는 전화로 「삐삐번호―3―비밀번호(4자리)」를 입력해야하는데 문제의 프로그램은 비밀번호를 알아낼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다.
최근 흔히 이용되는 해킹프로그램은 PC통신의 인기 소프트웨어인 「이야기 6·0」을 통해 이뤄진다. 이야기를 실행시킨 후 「혼자말」 기능을 통해 삐삐 해킹프로그램(PAGER·SCF)을 가동하고 삐삐번호를 입력하면 컴퓨터가 번호를 차례로 대입하면서 비밀번호를 찾아낸다. 컴퓨터가 취미인 이모(21·S대 3년)군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 30분만에 삐삐 비밀번호 10여개를 알아냈다』고 말했다.
해커들과 같은 컴퓨터광들의 모임을 통해 유통중인 이 프로그램은 0·4판을 거쳐 1·0버전까지 나와 있다. 당초 이 프로그램은 공개자료실에 있다가 삭제됐다. 이때문에 현재 PC통신의 소모임이나 사설게시판(BBS)에는 이 프로그램을 구하려는 문의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결국 전국의 삐삐가입자 8백50만명중 음성사서함 서비스 이용자 4백여만명은 언제든지 메시지가 누설될 위험에 처해있는 셈이다. 물론 삐삐를 통한 메시지는 일상적인 내용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프라이버시가 노출되고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황순현 기자>황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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