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지원·세계 문화 전문가 양성 등우리는 문민정부를 맞아 국가홍보상의 콤플렉스를 벗었다. 정권체제를 홍보하지 않아도 되고, 굳이 경제발전을 자랑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성숙해졌다. 이제는 문화외교에 역점을 두어 국가홍보를 할 때가 된 것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가 급성장한 비결중 하나로 높은 교육열을 꼽는다. 만일 이들이 우리가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이나 프랑스의 소르본대학보다 3백여년 앞선 고려시대에 종합대학성격의 국자감(992년)을 세웠고, 서양 학술원의 시초라는 프랑스 한림원(1653년)보다 먼저 집현전(1420년)을 설립했다는 사실을 알면 문화민족의 저력을 새삼 높이 평가할 것이다.
최근 세계의 유수 대학이 한국학 강좌와 한국어과를 잇달아 개설하고 있다. 한국어과 출신들은 그 나라에서 지한파를 형성하면서 우리문화외교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국력의 성장에 비례해 한국을 알고자 하는 세계 지식인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우리는 75년 미국 하버드대학에 1백만달러를 쾌척, 한국학 연구를 지원한 바 있다. 현재 정부기관, 민간연구단체, 각대학은 개별적으로 해외 한국학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못지않게 세계 각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연구하는 국내 전문가의 양성도 중요하다. 유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게 만든 일본은 현재 세네갈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민속놀이중 씨름이 스모와 유사한데 착안, 외교망을 통해 아프리카 씨름선수들을 초청하거나 스모와 현지 씨름간의 교류를 통해 일본인에 대한 친근감을 증진시키고 있다.
우리가 방관하고 있는 사이에 씨름대신 스모가 국제경기종목이 될지도 모른다. 인삼이 「진셍」으로, 은행나무가 「긴꼬」식 일어학명으로 국제사회에 통용되듯, 우리 것을 세계화하지 못하면 세계문화시장에서 한국문화의 영역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문화외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세계시장을 우리 편으로 하자는 데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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