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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외교 단일화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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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외교 단일화해야(사설)

입력
1995.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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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외교창구의 단일화필요성 문제가 이번 한미자동차협상을 계기로 다시 강력히 표면화되고 있다.이번 협상에서 통상산업부와 외무부가 누가 협상의 수석대표가 되느냐는 주도권장악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지나치게 전력을 소모, 막상 미국과의 협상에서는 협상시일의 촉박등으로 전력투구를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협상에 들어가서도 협상팀 사이에 적전분열현상을 보여 협상결과가 기대이하에 그치게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측의 일부 부처대표는 고의든 아니든 정부의 협상카드를 미국측 대표와 미국언론에 흘려 협상의 불이익을 자초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협상이 끝난 뒤에도 통산부와 외무부는 협상결과를 놓고 상호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이 두부처가 언론기관에 전하는 비난이 사실이라면 그처럼 유감스러운 것은 없다. 극비로 해야 될 정부입장이 의심스러운 방식으로 협상상대자에게 알려져 불이익을 가져왔다면 이것은 이적행위다.

정부는 우선 이번 협상에서의 통산부·외무부등 부처간의 불협화음과 그것이 끼친 폐해등에 대한 진상을 조사, 밝힐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 조사를 계기로 하여 수십년간 지속되고 있는 통상외교의 고질적인 현안인 창구단일화문제를 근본적으로 타개해야 한다.

이 문제가 결코 간단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라의 이익과 부처이기주의가 직결돼 있는 이 문제는 복잡 다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미루어 두는 것이 답변일 수가 없다. 국익이 더 손상되기전에 해결돼야 한다. 이제 그 시간이 왔다.

통상외교의 주도권문제는 나라경제에 사활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통찰력과 객관성및 비전있는 검토가 요구된다. 일단 결정되면 손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므로 시간을 갖고 각국 각계의 실태와 의견을 종합, 수렴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 없다.

이와관련, 우선 생각해야 하는 것은 미국의 미무역대표부(USTR)와 같은 독립된 기구를 만들것인가 하는 것이다. 통산부같은 부서는 USTR처럼 가칭 한국무역대표부(KTR)를 둘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아니면 자신들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무부같은 부서는 「통상외무부」의 이름아래 주도권을 자기부서에서 장악해야 하며 별도의 독립기구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원은 그 나름대로 경제정책에 관한 조정역할을 내세워 양보하지 않을 자세다. 독립기구를 두면 미국처럼 대통령직속으로 둘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의 여건상 어려울 것 같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외무부가 주도권을 갖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경제외교는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외무부는 바로 이 전문성이 없다. 서비스·품목별 회담은 역시 주무실무부서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조정기능은 별도의 기구를 설립하지 않으면 재경원의 조정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차선의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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