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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한국에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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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한국에서(사설)

입력
199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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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컵유치위원회는 29일 2002년 월드컵신청서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갔다. 신청서를 제출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으로 두 나라는 88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숙명적인 대결을 벌이게 됐다.월드컵은 국가위상 제고는 물론 경제적 파급 효과면에서 오히려 올림픽을 뛰어넘는 세계 스포츠 제전으로 지금까지 유럽과 미주대륙을 오가며 개최됐을 뿐이다. 2002년 월드컵은 한일 어느 나라에서 개최되더라도 구미 이외의 지역에서 처음이자 21세기의 첫 대회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선진국 진입과 통일을 바라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의 촉진제가 될 월드컵유치는 국민의 염원이다. 한국은 월드컵 연속 3회출전이란 실적에다 개발도상국들에 희망을 안겨주고 한반도 평화정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등 일본에 앞서는 개최명분을 가지고 있다. 이는 FIFA의 이념에도 부합된다.

한국보다 4년 빨리 월드컵 유치의 뜻을 밝힌 일본은 재력과 프로축구 J리그 바람을 앞세워 총력전을 펴고 있다. 온 나라가 한 마음이 되어 88올림픽과 국제유도연맹회장선거의 쓴맛을 다시 보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유치태세는 일본이 띄워올린 공동개최안으로 혼선을 빚는가 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등 관계기관은 물론 재계나 각체육단체의 지원도 미약해 아쉬움이 컸다. 그나마 손발이 맞지 않아 월드컵유치위원회의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축구가 국기라고 하면서도 변변한 축구전용경기장 하나 없고 경기장 관중석은 텅텅 비는등 국민의 축구열기도 부족했다.

88올림픽 신화를 재현하려면 국력을 한데 모아야 한다. 범국가적 관심과 노력이 집중되어야 한다. 먼저 월드컵의 전제인 경기장등 축구기반시설 확충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신 숙박시설등이 뒷받침하고 국가의 확고한 지원결의와 국민의 축구사랑이 어우러질 때 유치가 가능하다. 서울동대문구장을 축구전용화하고 15개 유치희망 도시의 시설 신개축일정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는 우리의 준비태세와 의지, 그리고 월드컵 한국개최가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한다는 등의 명분을 세계 각국에 알리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국민들도 축구에 대한 열의를 드높여 월드컵 유치의 열기를 고조시키고 성원하는 노력을 아껴서는 안된다. 국민들의 높은 축구문화 수준을 과시하는 것 또한 중요한 유치활동의 하나다.

FIFA집행위원 21명이 개최지를 결정할 투표일인 96년 6월1일까지는 8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월드컵을 한국에서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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