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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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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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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래 코스모스가 핀 교정. 아침 일찍부터 자리를 잡기 위해 가족들이 모여든다. 경기마다 아들, 딸을 응원하는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찬다. 부모가 경기에 나설 때면 자녀들의 응원 또한 절정에 이른다. 국민학교 가을운동회의 추억이다. ◆이 축제들이 지금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몇년전부터 격년제로 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학교가 늘면서 이제는 절반가량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에서도 총5백13개교중 51%인 2백61개교가 행사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어린이들의 가을축제가 시들해진 이유는 경비조달의 어려움과 학부모 참여율감소에 있다. 인구의 도시집중으로 농촌이 비어 학교통폐합이 가속화된 것도 원인일 수가 있다. 올해도 전국에선 3백20개교가 통폐합을 서두르고 있다. ◆80년대후반 학교찬조금논란이 일면서 정부의 교육비예산에만 의존하게 된 학교들은 그나마 세태의 변화로 학부모의 관심이 줄어 운동회가 더욱 쓸쓸해졌다고 말한다. 서울의 경우 국민학교 학부모 가운데 40%정도가 맞벌이부부다. 또 복잡해지고 바빠진 생활에 일반학부모까지 행사참여를 기피해 변두리학교는 20%정도만 참여할 정도라 한다. ◆이런 때 서울 강서구의 한 학교가 민속놀이 위주의 운동회를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장구, 북, 꽹과리가 주요도구였고 사물놀이, 윷놀이등 30여 전통놀이에 모두가 참여해 「신토불이 운동회」란 별명까지 붙었다. 세상이 달라진만큼 학교가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해 학부모 참여를 유도하기만 하면 자녀들의 뜻있는 축제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행사후 교사들은 운동회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직장인 학부모의 대체휴가나 특별휴가제가 활용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다. 자녀들에게 소중한 추억과 교훈을 심어줄 의지만 있다면 가을 운동회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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