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아태 경제 중심축으로”/공장·항만·철도 등 「거미줄 물류시설」 필수/“외국인 투자 유치” 금융·관세도 개선 시급광복 5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식민지배, 동족간의 전쟁등의 오욕을 뒤로 하고 다시 열리는 반세기동안 세계사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해야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의식과 관행을 급변하는 세계조류에 맞춰 변화시키고 산업생산성과 기술력을 보다 높여야 하며 정보화시대에 부응하고 통일에 대비해야 하는 것 등등,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다 할 자원을 갖고 있지 못한 좁은 땅덩어리라는 근원적인 한계를 딛고 세계무대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세계 어느 나라 기업인 누구나가 한반도에 들어와 각종 산업투자와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우리는 그 과실을 챙길 수 있도록 아시아·태평양 경제의 축을 한반도로 가져와야 하는 과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21세기에는 미국과 유럽 중심에서 한국 일본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권으로 옮겨온다는 전망이 이미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과제의 실현여부가 21세기 민족의 성패를 가늠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두가지 숙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사람과 물자가 한반도와 지구촌을 손쉽고 빠르게 오갈 수 있는 물류기반을 만드는 것과 세계인들이 한반도에서 자유롭게 투자 및 기업·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그 것이다.
2000년에는 연1억명을 수송할 수 있는 영종도신공항이 개항한다. 신공항은 아시아태평양경제권의 중추공항 역할을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신공항은 한반도가 아태경제의 중심축으로 설 수있는 단초에 불과하다. 일본 중국 러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과 한반도간의 물류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있는 항만시설, 철도 및 도로시설등의 확충이 급선무로 대두하고 있다.
유럽―싱가포르―한국―일본―태평양을 잇는 주요항로선상에 위치한 부산항과 건설이 추진중인 가덕도항만을 동북아물류의 중심기지로 만들고 포항과 속초항등을 일본의 제2국토개발축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한 환동해권 경제축을 이끌 수 있도록 국제 규모의 컨테이너기지로 육성해야 하는 과제가 떠오른다. 또 광양만을 비롯한 목포 인천 군산항을 중국과의 경제교류에 대비한 물류기지로 키워 나가는 일도 소홀히할 수 없다. 이들 물류기지는 동북아권 뿐아니라 세계 곳곳을 연결하는 징검다리역할을 맡게 된다. 항만시설건설과 함께 세계로 뻗는 「실크로드」의 재건에도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정부가 통일에 대비해 남한과 북한을 남북 7개축, 동서 9개축으로 연결하는 도로망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와 함께 UN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가 추진중인 한국―중국―동서남아시아를 잇는 「아시아 하이웨이」와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미치는 시베리아횡단철도계획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야할 것으로 요청되고 있다.
교통개발연구원 강승필 연구위원은 『21세기에는 육·해·공에 걸쳐 유기적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완벽한 교통망을 갖고 있지 않고는 경제중심축이 될 수 없다』면서 『국제 교통망 건설이 우리에게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라고 밝혔다.
그러나 물류 관련시설이 「풀 가동」돼 그 열매가 한반도에 떨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 외국인이 공장을 세우려 해도 온갖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은 우리나라를 21세기에도 2류국가로 묶어 놓는 장애요인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같은 불행한 결과를 자초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환경과 국제환경을 적절히 조화해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자유롭고 편리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금융, 관세등 제도적인 측면의 개선이 필수적인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등 동남아국가들이 우리보다 앞서 외국의 자본과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이미 자유도시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투자·생산환경의 개선과 물류시설의 확충이 만족할만한 수준에 오를때 우리는 세계인들이 한반도로 몰려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아태 지역 중추공항될 영종도 신공항/매립 60% 진척 1단계 2000년 7월 문열어/고속도·철도망 연결 물류중심기지 역할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중추공항역할을 맡게 될 영종도신공항이 서서히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영종도신공항건설은 인천앞 영종도와 용유도사이 갯벌을 매립, 1천4백35만평(김포공항은 2백20만평)을 여객·물류전진기지로 만드는 대역사.
92년11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영종도신공항은 현재 매립작업이 60%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1단계 사업이 끝나는 2000년 7월에 문을 연다. 1단계공사가 끝나면 3백32만평부지에 활주로 2개를 비롯, 공항에 접근하는 각종 교통수단을 연계 처리할 수 있는 교통센터 종합정보센터 여객터미널 배후지원단지 국제업무센터등이 들어서 연간 2천7백만명의 여객을 수송할 수 있게 된다.
2020년까지는 2단계와 3단계로 나눠 활주로 2개와 각종 편의시설을 추가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돼 3단계공사가 마무리되면 연간 1억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쯤되면 신공항은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의 경제중심축에 서는 선봉장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영종도신공항과 국내 곳곳을 연결하는 교통망신설공사도 대규모로 진행돼 신공항이 개항하면 국내와 세계가 일체화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서울 방화대교 인근에서 올림픽대로를 통해 신공항에 이르는 총연장 40.2의 신공항고속도로건설공사가 민자사업으로 공항 개항과 함께 개통된다. 고속도로구간에는 인천과 영종도를 잇는 연장 9.9의 연육교가 놓여 신공항의 위용과 함께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05년까지 서울역과 신공항을 잇는 연장 66의 복선철도망도 놓이게 된다.
이태열 신공항기획단장은 『신공항은 1단계공사에만도 5조원이 투입돼 선진외국의 공항을 능가할 매머드 첨단시설을 갖추게 된다』며 『신공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중심물류기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될 지 여부는 우리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김동영 기자>김동영>
◎전문가 진단/국토개발연 박양호 선임연구위원/“한국의 국제화수준 세계 34위 불과/무역·인적교류 등 과감한 개방 필요”
세계 경제가 새로운 상승기를 맞고 있다. 전면적인 개방화추세속에 2020년까지 세계 교역규모가 현재보다 6배이상 증가하고 그때쯤이면 세계 각국의 외국에 대한 투자규모는 현재보다 3배이상 늘어난 연간 8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을 갖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세계경제의 축이 옮겨올 것 이라는 전망에 대해 서구선진국들조차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변이 없는한 2010년에는 동북아지역 경제규모가 유럽을 앞지르게 된다. 이에 따라 아태지역에 대한 다국적기업체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이 지역 경제권을 장악하기 위해 지역본사 및 지사설립이 활발해질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경쟁국들이 아태지역경제의 중심축이 되기 위해 이미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국은 상하이(상해)의 푸둥(포동)지역을 국제금융도시로 만드는 제2의 홍콩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97년7월 홍콩의 중국반환후 세계최대 무역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항만시설과 공항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홍콩을 떠날 많은 국제기업체등을 유치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마하티르 수상이 앞장서 이미 6년전부터 외딴섬 라부안을 국제금융센터로 조성할 것을 선언하고 대폭적인 세제지원, 자본거래의 자유화, 규제철폐를 통한 국제교역거점기지 개발을 추진중이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일찍이 19세기초와 개화기, 광복후등 수차례 세계경제상승과 맞물려 국내경제를 도약시킬 수 있는 호기를 맞았으나 혼란 분열 갈등으로 이를 놓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국제화가 세계 34위에 불과한 수준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특단의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국내에서 국제적 기업활동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무역과 외환거래, 인적교류의 개방화 및 자유화를 과감히 추진하고 외국인투자에 대한 행정규제를 극소화하는 동시에 국제공항 첨단정보 통신시설등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시설의 충분한 공급이 필수적이다. 또 한반도의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영종도신공항 인근지역등에 국제 기업체와 국제기구등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홍콩과 같은 자유도시 건설도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이같은 21세기를 대비한 전략이 또 실패할 경우 우리는 영원히 주변국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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