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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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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영화평)

입력
199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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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와 도덕갈등 아름답게 묘사한 멜로물/다리가 나타내는 상징성 탁월/남매관점 재구성 작위적 “눈살”빛바랜 붉은 지붕이 덮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사실 이 정도의 묘사면 영화의 대부분을 이해하는 셈이 된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에서 다리는 공간적 배경 이상이기 때문이다.

중년에 찾아온 사랑, 그것이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에겐 바로 빛바랜 붉은 색이다. 그는 망설인다. 다리를 건널 것인가, 그 다리를 불태우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인가. 하지만 이 다리에는 비바람을 피할수 있는 작은 지붕이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표지에 나올만한 이 독특한 건축물에는 프란체스카가 선택해야 하는 두개의 것, 즉 지붕이 있는 집의 안온함과 다른 세계로 건너갈 수 있는 다리가 공존한다.

프란체스카는 그중에서 가정을 선택하고 관객들의 눈물은 거기서 시작된다. 중·장년층을 위한 느린 페이스의 이 멜로드라마는 장르에 어울리는 로맨스와 도덕적 갈등을 제시한다. 만약 이것이 아니라면 이 영화는 놓쳐버린 삶의 기회들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영화종결부는 삶의 우연성이 만들어준 필연을 일회적인 것으로 돌려버린 후 찾아오는 그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5일간의 연인이며 삶에서 단 한번 찾아올만한 사랑의 대상이라는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탄 차와 남편과 프란체스카가 탄 차가 교차로에 나란히 선다. 자기가 준 목걸이를 백미러에 걸고 있는 로버트를 지켜보던 프란체스카는 차 문고리를 잡는다. 내릴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프란체스카는 로버트가 탄 차에서 깜박이는 좌회전 신호를 보고 문고리를 놓는다.

직진과 좌회전. 그는 결국 일탈을 단념하고 권태롭지만 안정된 농부의 일상으로 돌아온다. 회한은 그후 남은 생애를 채우고 그는 유골이 돼 그 다리를 다시 찾는다.

일탈을 꿈꾸지만 일상에 남는 프란체스카의 얘기는 사실 많은 중년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하다. 문제는 감독과 남자주인공을 동시에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몇장면을 제외하곤 이런 멜로드라마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의 종결부까지 기다리기가 너무 지루하다는 것이다. 프란체스카의 자식들인 두 남매의 관점으로 이야기가 재구성되는 이중적 장치도 젊은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기에는 너무 작위적이다.<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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