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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에 「성공학」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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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에 「성공학」 신드롬

입력
199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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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등 20·30대 정상오른 사람다뤄 인기/“최소 5만부 이상 보장” 기획자들 인물찾기에 부심성공신화의 뒷얘기가 궁금하다. 최근 출판계에 「성공학증후군」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이 출판계의 경량화추세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다. 「성공학서적」들은 최소 5만부를 보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출판기획자들이 구미에 맞는 성공인물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창업자금 칠만이천원」(여성신문사간)은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대표적 외식산업중 하나인 피자전문점 「피자 헛」의 주인공 성신제(성신제·47)한국 로스터스대표가 맨손으로 피자외식산업의 붐을 일으킨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7만2천원은 성씨가 70년대 후반 무역회사에 사표를 던진후 회사에서 받은 돈의 전부였다.

「나는 뉴욕의 가발행상이었다」(예가간)를 펴낸 재미기업인 김차옥(60)씨는 교포사회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인물로 꼽힌다. 70년대초 단돈 3백달러를 갖고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연간 5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잡화수출업체 「동진무역」을 설립하기까지의 가난과의 싸움을 그린 자전에세이다.

대표적인 성공학신드롬의 주류는 20·30대 초반에 그 분야의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의 세계로 오라」(김영사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제일미디어간), 「나는 영국신사였다」(영웅간)등이다. 「소프트웨어의…」는 한국 소프트웨어 업계의 선두주자이자 「한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이찬진(30·한글과컴퓨터사장)씨가 「한글」프로그램의 개발과정, 취미, 습관, 여성관등을 소개한 에세이. 「모래시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이정재가 쓴 「나는 영국신사였다」는 23세 자전스토리로 첫 사랑, 가슴앓이, 친구와의 의리, 담배를 처음 피웠을 때의 일등 어린 시절의 좌절과 열정을 담고 있다.

성공한 여성들의 에세이나 성공담도 많다. 「허수경의 미소 한잔 눈물 두 스푼」(세기간), 「이의 있습니다」(문예당간), 「엄마는 힘이 세다」(차림간), 「자신의 날개로 날 때 아름답다」(동아일보사간), 「나의 테마는 사람 나의 프로젝트는 세계」(김영사간), 「나는 나를 베팅한다」(명경간)등. TV인기프로 「오변호사 배변호사」의 진행자였던 배금자(35)변호사의 「이의 있습니다」는 어린시절 이야기와 여성판사-변호사로서 겪어야 했던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들을 예리하게 해부하고 있다. 배변호사와 함께 진행했던 오세훈변호사도 에세이를 준비중이다. 서울시장선거당시 조순 캠프에서 활동하다 8월 서울시 홍보담당관이 된 앵커출신 정미홍(37)씨는 자전에세이 「자신의 날개로 나는 새는 아름답다」를 냈다.

성공학서적의 저자는 사회적 악조건을 극복하고 성공한 여성이면 더욱 좋고 여기에 러브스토리가 곁들여지면 베스트셀러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그러나 성공학서적류의 인기를 우려하는 소리도 높다.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고 삶의 모델을 삼을 수 있어 긍정적 측면이 크다』면서 『그러나 성공이 미화되거나 성공한 사람들의 모든 것은 아름답다는 식의 논리가 번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저자들이 아마추어들이어서 문장력이 탄탄하지 못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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