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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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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는 「효과」 「유효」 「절반」 「한판」등 승부를 가르는 기준이 여럿이지만 승리가 가장 명확한 것이 한판승이다. 한판승 중에도 「업어치기」 한판승이 가장 호쾌하다. 박용성 대한유도회장이 26일 일본 지바(천엽)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회장선거에서 가노 유키미츠(가납행광)일본유도연맹회장을 물리치고 새 회장으로 당선된 것은 정말 멋진 업어치기 한판승이었다. ◆유도는 일본이 종주국으로 이 나라의 국기다. 64년 올림픽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메달은 14개다. 현재 국제유도연맹의 회원국은 1백77개국으로 축구 다음으로 많지만 용어는 전부 일본어다. 그만큼 국제유도계에서 일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더구나 가노씨는 일본유도를 근대화시킨 가노 지고로(가납치오랑)씨의 손자이자 초대 국제유도연맹회장을 지낸 가노 리세이(가납리정)씨의 아들이다. 일본은 현재 국제경기연맹의 회장이 한 사람도 없어 이번 선거에 남다른 힘을 쏟았기 때문에 참패한 충격은 크다. ◆박회장의 당선은 한국스포츠의 세계화를 위한 끝없는 노력의 결과다. 당선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이번 선거를 위해 여권을 세번이나 갱신할만큼 32회에 걸쳐 70개국을 방문하는 등의 노력과 헌신이 한국인 최초의 올림픽정식종목 국제연맹회장이란 열매를 맺게 했다. ◆현재 한국은 일본과 2002년 17회 월드컵 유치를 다투고 있다. 유치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믿기 어려운 승리를 거둔 박회장은 좋은 본보기가 된다.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밀고 준비하는 것만이 유도의 원리대로 작은 힘으로 큰 힘을 물리칠 수 있다. 박회장의 승리가 한국스포츠의 세계화는 물론 월드컵 유치전에서도 다시 한번 멋진 업어치기 한판승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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