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반성 않고 피폭고통만 강조 잘못”시몽/“시라크 대통령은 전세계의 환경 침략”오에프랑스의 핵실험을 둘러싼 프랑스와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간의 논전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94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대강건삼랑·60)는 지난달 프랑스의 핵실험재개를 혹독하게 비판하면서 남불(남불)에서 다음달 개최예정인 일본문화축제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에대해 85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클로드 시몽(81)은 지난 21일자 르몽드에 게재한 장문의 기고문을 통해 프랑스의 핵실험재개를 변호하면서 「섣부른 평화주의의 폐해」 「침략전쟁의 반성에는 인색하고 히로시마(광도)피폭의 고통을 강조하는 일본 지식층의 2중잣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2차대전중 나치 포로수용소를 탈출한 경험을 갖고있는 시몽은 이 글에서 『침묵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전제, 오에의 태도는 2차대전전 프랑스에도 존재했던 모든 무기계획에 반대하는 「평화 주의자」나 「혁명적 패배주의」를 강조했던 공산주의자와 같은 것이라고 빗대어 꼬집었었다.
오에는 27일 일아사히(조일)신문 석간과 28일자 르몽드를 통해 시몽에 응전했다. 「친애하는 오에 겐자부로」로 시작한 시몽의 비난문을 반박하는 오에의 글도 역시 「친애하는 클로드 시몽」으로 시작했다.
오에는 우선 시라크대통령의 핵실험에 대한 일본국민과 자신의 행동을 반불의 범주에 넣은 시몽의 시각을 『대프랑스의 영광에 길든여진 정신의 과잉반응』이라고 비판하면서 『시라크대통령의 행동에 실망하는 것은 프랑스시민에 대한 반감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그는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상상력의 역할이라고 정의한 것이 바로 귀국의 가스통 바슐라르였다』면서 『2중의 무력감에 빠진 프랑스시민들이 어쩔수 없이 벌이고 있는 비폭력 저항이야말로 미래를 향한 유효한 상상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가 핵무기로 타국을 침략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귀하의 견해에는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시라크대통령은 전세계의 환경을 침략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침략에 대해 명확한 책임을 지지않고 미국의 핵군사력에 효과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면서 중국과 프랑스의 핵실험에 항의할 수 있느냐는 시몽의 지적은 정확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일본의 전쟁책임에 대해 썼고 또 미국과 구소련의 핵군축을 촉구해 왔다』고 밝혀 싸잡아 비난하는 데 대해서는 반박했다.
그는 「무력에 기대하여 절도와 정의(또는 성실)를 논하는 것은 강자의 논리」라는 타키투스의 말을 인용, 『핵군사력의 시대에 살고 있는 압도적 다수의 우리같은 사람들은 핵보유국이라는 강자에 대항해 힘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인류의 절도와 정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프랑스 우파지식인을 대표하는 시몽과 일본의 온건좌파지식인을 대표하는 오에의 반박은 양국 지식인의 국제논쟁인 동시에 좌우 이념논쟁이라고도 할수 있다. 시몽의 재반박 여부가 다시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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